[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제 14호 태풍 '덴빈(TEMBIN)'이 30일 밤 중부지방을 관통한다. 정부는 태풍 대비 경계태세 강화에 들어갔다.
'덴빈'은 30일 오전 6시 현재 서귀포 서남서쪽 약 90㎞ 부근 해상까지 진출했다. 중심기압은 98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31m로 강도는 '중'으로 분류된다. 강풍반경은 200㎞로 소형 태풍이다. 시속 40㎞의 빠른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어 오후 6시에는 군산 부근 육상에 상륙, 중부지방을 지나 31일 새벽 강릉 북서쪽 육상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한 바람으로 강수량이 적었던 15호 태풍 '볼라벤'과 달리 '덴빈'은 많은 양의 비를 동반한다. 전국에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서해안과 전남 남해안, 강원도 영동 등의 지역에는 150㎜가 넘는 비가 예상된다. 풍속도 만만치 않다. 태풍의 예상 진로와 가까운 제주도와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초당 3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
볼라벤으로 인한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덴빈이 이어지며 우려는 더 커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볼라벤으로 10명이 사망했고 2명이 다쳤으며 1만 5842만 헥타르(ha)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하루만에 시금치 등 농작물 가격이 폭등한 상황이다. 정부는 29일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갖고 덴빈 피해 대비 강화에 나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9일 오후 9시를 기해 비상근무 2단계에 들어갔다. 계속된 비로 지반이 약화된 만큼 산사태 위험지역이나 급경사지 통제 조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 날 새벽부터 50㎜가 넘는 비가 쏟아진 제주도에서는 항공편이 대거 결항됐다. 여객선 운항도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각 학교의 휴교도 이어졌다. 제주 지역에서는 109개교가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안전사고 위험을 고려해 정상수업이 불가능할 경우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중부지방의 비는 31일 아침부터 점차 그친다. 강원도지방은 밤까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한편 31일부터 당분간 남부내륙지방을 중심으로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