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나석윤 기자] 광화문 인근 기업체 사옥과 상가들은 북상 중인 태풍으로 아침부터 분주했다. 건물 주변 취약지역을 점검하는가 하면 바람에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광화문 네거리 인근의 K빌딩 관계자는 "다른 것보다 바람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열려 있는 창문이 있지 않도록 문단속을 공지했고 사용하지 않는 전원도 점검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주택가에는 신문과 테이프를 창문에 붙여 놓은 집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명동방향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나영 씨(27ㆍ여)는 "어제 밤에 창문에 신문을 붙여놓고 잤는데 아침에 다 떨어져서 다시 붙이고 나왔다"며 "오후에 태풍이 서울까지 올라온다는데 그 때까지 잘 견딜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로 문제가 됐던 서울 방배동 아파트 단지는 인근 다른 아파트보다 창문에 테이프나 신문으로 조치를 취한 흔적을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었다. 5가구당 1곳씩 철저히 대비를 한 모습이었다. 특히 산을 바라보고 있어 바람이 더 심한 단지는 더 꼼꼼이 조치를 취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박성배 씨(32)는 "어제 저녁에 관리사무소에서 태풍에 대비해 창문 단속을 잘해달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아침에 다시 점검했다"고 말했다.
반면 출근길은 예상과 달리 큰 혼잡을 보이지 않았다. 고속터미널과 교대역 등 주요 환승역도 출근시간대가 분산돼 큰 혼잡은 피할 수 있었다.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 역무원은 "아침 7시30분부터 8시 사이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데 다행히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출근 전쟁을 예상한 시민들은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대중교통 이용에 동참하면서 큰 혼잡 없이 아침을 시작했다.
28일 오전 7시30분 광화문과 시청광장 일대는 출근을 서두르는 직장인들로 일찌감치 북적였다. 간간히 빗방울이 섞여 내렸지만 강한 바람 때문에 우산은 일찌감치 무용지물이 됐다. 몇 몇은 두 손으로 우산을 꼭 붙잡고 있었고, 일부 직장인은 아예 집에서부터 바람막이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직장인 최정명 씨(33)는 "어제 뉴스에서 태풍이 강력하다는 얘기를 듣고 오늘은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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