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한 80대 노인이 교회 벽에 그려진 19세기 예수 그림을 복원하려다 엉뚱하게도 작품을 망쳐놓고 말았다.
23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페인의 세실리아 기메네스라는 할머니가 120년 전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 '에케호모(Ecce Homo, 이 사람을 바라보라)'라는 작품에 오일 물감을 덧칠해 심하게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라고사 지방의 한 교회에 그려져 있던 이 벽화는 스페인의 화가 엘리아스 가르시아 마르티네즈의 작품으로 가시 면류관을 쓴 예수의 얼굴을 그린 작품이다.
예술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그림은 아니지만 종교적으로는 보존가치가 있어 최근 마르티네즈의 손녀 테레스 가르시아 블랑이 이를 기부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하지만 한 발 앞서 이 교회에서 봉사 활동을 하던 기메네스 할머니가 오래되고 습기까지 서려 망가진 벽화 속 예수를 복원하고자 물감을 덧바르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이 순수한 의도로 그림을 복원하려 했으며, 아직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메네스는 스페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봉사자들은 교회의 무엇이든 수리한다. 나는 (그림 복원 작업을) 비밀스럽게 행한 적이 없다. 교회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내가 그림을 복원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작품 속 예수의 얼굴은 마치 털이 수북한 원숭이처럼 망가진 상태다.
데일리메일은 전문가들이 그림을 원상태로 복원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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