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11년간 사건을 숨겨오다가 공범 중 한명의 자백으로 범행 일체가 드러난 '시신없는 살인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은 살인혐의로 기소된 김모씨(58)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을 정당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사채업을 하는 피해자 강모씨와 친하게 지내면서 지난 2000년 2월에는 강씨가 사장으로 있는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오히려 강씨에게 도박빚을 점점 더 많이 지는 등 불만이 커졌고 같은해 6월 교통사고가 난 후에는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피해자 강씨 회사에서 일하던 다른 직원 3명이 김씨를 부추겨 살인을 공모했다. 김씨는 공범들이 둔기로 내리친 강씨를 함께 짓밟아 살해하고, 강씨를 차로 옮겨 암매장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은 실종된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그대로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했다. 하지만 공범 가운데 한 명인 양모씨가 지난 2011년 2월 말기 암으로 투병 중 피해자의 형에게 사실을 털어놔 다시 수사가 진행됐다. 양씨는 범행 진술 후 8일만에 사망했다.
1심은 김씨의 자백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제출된 증거만으로 범행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김씨의 자백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징역4년을 선고했다.
한편, 지난 17일 또 다른 공범 2명에게는 징역 15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1심은 양씨가 죽음을 앞두고 경찰관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1시간 이상 범행 내용을 상세하게 진술한 점을 종합해 보면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범 2명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도 양형이 부당하지 않다며 1심판결을 유지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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