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이사장 선임 논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화재보험협회가 창립 40주년을 눈앞에 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6개월간 공석인 이사장 선임이 잡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협회 해체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화보협회는 지난 20일 이춘근 손해보험협회 전 부회장, 최성룡 전 소방방재청장, 이기영 LIG손해보험 전 대표이사 등 후보 세명에 대한 면접을 실시하고 오는 25일 신임 이사장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민간 출신인 이 전 대표이사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과는 예측불허라는 게 관련업계의 입장이다.
이 전 대표가 선임된다고 해도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이 전 대표를 이사장 적격자로 내정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는 만큼,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사장 선임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동안 진행 과정을 보면 이 같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화보협회 이사장 자리는 지난 2월 고영선 전 이사장 퇴임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배경에는 금융위가 있다는 게 정설이다.
화보협회는 고 전 이사장 퇴임 4개월이 지난 후에야 이사장 공모에 착수했다. 그동안 금융위는 두차례 내정자를 지목했으나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공모가 늦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상 첫 공모 배경에는 금융위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장직 낙하산 의혹이 제기되면서 아예 협회를 없애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인사 문제와 함께 업무 영역이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화보협회는 1973년 5월 설립 후 화재예방, 방재 컨설팅 등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진행했으나 2000년 이후 존재감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보협회 업무가 대부분 다른 기관과 중복되기 때문이다. 안전 점검 업무는 소방방재청 산하 기관이 맡고 있고 보험의 경우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보협회 기능을 과감히 보험사로 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화보협회 경영은 손보협회 조직에 포함하고 방재연구원은 소방방재청 산하로 옮기는 게 낫다는 것이다.
특히 하는 일보다 예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화보협회 예산은 연간 200여억원으로 손보협회와 엇비슷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몇 년 전 화보협회를 해체하기 위해 손보업계가 컨설팅까지 받은 바 있을 정도로 화보협회의 무용론이 업계에 팽배해 있다.
일각에서는 화재보험 부문에 특화해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체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새 이사장이 조만간 선임되니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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