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조건인 재정 긴축안이 곧 완성될 듯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리스 재무부가 2013~2014년 115억유로(약 16조1460억원)의 재정 감축안을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공공 부문 임금과 연금 삭감, 공무원 인력 감축 등이 포함됐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언론들도 긴축 규모 115억유로 가운데 108억유로는 이미 대상이 확정됐고 나머지 7억유로는 20일 회의에서 결론 내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종 합의를 위한 각국 정상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진통은 있겠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에 대한 우려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유럽연합(EU)ㆍ국제통화기금(IMF)ㆍ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그리스의 밀고 당기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재정적자를 더 줄여야 한다는 트로이카의 주문과 감축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그리스의 요구가 접점에 이르러야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채권단은 그리스가 앞으로 2년 간 예산에서 25억유로를 추가 감축할 필요가 있다면서 오는 2014년까지 전에 요구한 115억유로가 아니라 140억유로나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그리스 재무부는 적자 감축 시한을 2년 더 연장해주면 자국 경제가 내년 -1.5% 성장에서 2014년 2% 성장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연장해주지 않을 경우 성장률이 내년 -4.5%를 기록하고 2014년에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재정 긴축안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자 '그렉시트' 대신 유로존 잔류 발언도 나오기 시작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은 18일 "그리스가 긴축재정과 구조개혁을 거부한다면 그때 그렉시트 문제에 대해 고려해봐야 하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각국 정상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듯하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22일 아테네에서 융커 의장을 만날 예정이다. 24일에는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25일 파리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차례로 만난다.
메르켈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은 23일 베를린에서 따로 만나 그리스 사태 해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독일ㆍ그리스 총리의 만남도 중요하지만 긴축보다 성장을 앞세운 올랑드 대통령과 긴축에 무게를 둔 메르켈 총리가 어떤 합의에 이를지가 더 중요하다.
한편 EU와 IMF는 다음달까지 진행될 트로이카 실사를 바탕으로 315억유로 규모의 차기 구제금융 집행 여부에 대해 결정한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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