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불황이라도 맛없는 커피는 마시기 싫어요

시계아이콘04분 51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실속형 고품질 저가격 캡슐커피 전성시대

불황이라도 맛없는 커피는 마시기 싫어요 [사진 이코노믹리뷰 이미화기자]
AD


캡슐커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커피전문점 수준의 프리미엄급 커피 맛, 편리함, 디자인 등 3박자를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장기 불황의 시대, 매번 비싼 에스프레소 커피를 전문점에서 사 먹느니 목돈이 들어도 한 번 기계를 장만해 본전을 뽑겠다는 커피광이 늘고 있다. 최근 캡슐커피는 실속형 고품질·저가격 커피로 떠올랐다.

불황이라도 맛없는 커피는 마시기 싫어요 캡슐커피 추출 과정 ① 캡슐커피 머신의 캡슐 담는 케이스의 뚜껑을 열고 ② 캡슐을 넣은 후 ③ 버튼을 누르면 맛있는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마치 앙증맞은 오디오에 CD를 꽂으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 같다. 캡슐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커피가 나온다. 10초면 ‘뚝딱’이다. 원두 갈기, 찌꺼기 빼내기, 필터 청소 등 집에서 커피 한 잔 뽑을라치면 감수해야 할 번거로움이 없다. 맛과 향은 별다방(스타벅스), 콩다방(커피빈) 부럽지 않다.

홈메이드식 커피를 만들어 마시면서 이렇게 감탄해 본 적 있는가? 캡슐 커피 머신이 이뤄낸 ‘커피 혁명’이다. 캡슐 커피란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 한 캡슐에 분쇄한 원두를 진공 포장한 것. 머신은 이를 고압으로 추출해 물과 섞어낸다. 간단한 ‘공정’과 훌륭한 ‘품질’ 덕에 최근 캡슐커피는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캡슐커피를 찾는 사람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코너를 찾은 직장인 전장호(31)씨. 커피전문점과 비슷한 맛의 커피를 집에서 저렴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캡슐커피 머신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커피에 살고 커피에 죽는다’는 그는 하루에도 서 너 잔 이상을 마셔야 하는 자칭 커피마니아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불황기 짠돌이 모드에 돌입했건만, 밥보다 사수하고 싶은 커피를 금연하듯 끊어낼 수는 없다.


5000~6000원씩 하는 커피전문점 커피를 계속 사 마시기엔 커피 값이 만만치 않고…대체 용품으로 인스턴트커피나 편의점의 1000~2000원 하는 커피를 생각했지만 그 맛이 성에 차지 않는다.


“요즘 어떤 게 잘 나가나요?” 매장 관계자가 진열대 위에 놓인 몇몇 머신을 가리켰다. “이건 ‘픽시’라는 모델인데 디자인이 예쁘고 초소형이라서 인테리어용으로 참 좋아요. 가격은 34만9000원이에요. 캡슐 1개당 800~900원이고 보통 10개들이 1세트로 판매되니까 커피전문점보다 훨씬 저렴하게 집에서 드실 수 있는 거죠.”


매장 한쪽에 마련된 바(bar)에서 캡슐커피로 추출한 커피 시음을 직접 해보니 맛이 좋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카페라테도 자주 마시는 편인데 이왕이면 우유거품 기능까지 되는 제품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전 씨는 가격은 50만원대로 좀 비싸지만 풍성한 거품을 제공해 카푸치노, 카페라테도 만들 수 있는 ‘라티시마 플러스’ 모델을 골랐다.


주부 김경희(46)씨는 사 먹는 커피보다 집에서 만들어 마시는 걸 즐긴다. 그런데 지금 갖고 있는 커피메이커는 직접 커피를 추출하려면 번거로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머신 예열 시간만 10~15분가량 걸리고 원두를 내리려면 또 15~20분을 기다려야 한다. 머신을 청소하기 귀찮을 때도 많다. 김 씨는 사용법과 관리법이 편리하다는 캡슐커피를 장만하기 위해 현대백화점 신촌점 커피빈 캡슐커피 매장에 들렀다.


매장 관계자는 “개별 포장된 캡슐마다 1잔 분량의 원두가 들어 있어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마다 낱개로 된 캡슐을 이용할 수 있어요. 간편하게 버튼만 눌러주면 됩니다. 캡슐은 필터 역할을 한 후 찌꺼기와 함께 분리돼 세척 또한 간편해요.” 또 취향에 따라 다양한 프리미엄 커피 원두를 추출해 마실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구매욕이 확 당겼다.


왜 캡슐커피냐고요?
커피전문점 수준의 맛과 향

캡슐커피는 커피전문점 수준의 신선한 커피 맛을 보여준다. 캡슐커피 머신은 신선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가정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콘셉트로 출시된 만큼 원두커피의 신선함을 보다 오랜 시간 유지시켜주며, 커피 향과 아로마를 보존시켜 주는 장점이 있다. 네스프레소 박성용 마케팅 팀장은 “보통 원두는 개봉 직후에는 신선도가 떨어지기 시작해 2주 후면 산화된다”며 “최상급의 커피의 향과 신선도를 보존하기 위해 ‘캡슐’ 포장을 택했다”고 말했다.


또 캡슐 시스템은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작업과 유사한 과정을 기술적으로 재현한다. 커피전문가가 로스팅과 분쇄, 탬핑을 마친 원두를 담은 상태여서 캡슐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풍성한 크레마(원두의 오일에서 나오는 황금색 거품)를 얻을 수 있다. 크레마는 원두를 고압에서 빠르게 추출해야 나온다.


불황이라도 맛없는 커피는 마시기 싫어요

에스프레소가 9바(bar) 이상의 압력으로 추출해 만든다면 캡슐 커피 머신은 대부분이 15바 이상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캡슐 종류 또한 원두 원산지와 로스팅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와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렴하게 즐기는 프리미엄급 커피
불황이라고 좋아하는 커피를 아예 끊기보다는 비용도 절감하면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셀프 바리스타족(집에서 직접 커피를 만들어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다. 매일 사먹는 몇 천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빈 등 커피전문점 커피에 비해 캡슐커피는 개당 평균 800~900원에 불과하니 매우 저렴한 편이다.


유지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동서식품 홍보팀 최경태 과장은 “캡슐커피는 커피전문점과 유사한 수준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 소비자가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업체들은 신제품 캡슐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디자인에 눈 꽂히고 간편함에 매료되고
다른 커피 추출방식과는 달리 캡슐 방식은 원두를 갈아서 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30초 내로 소요되는 예열을 거쳐 캡슐을 넣은 후 10~15초만 기다리면 끝이다. 뒤처리도 쉽다. 캡슐은 꺼내서 버리고 자동 세척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내부가 청소된다. 원두의 찌꺼기가 캡슐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캡슐커피는 일단 맛을 모르는 사람도 일단 멈춰 서게 만든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앙증맞아 시선을 잡아끈다. 빨강·하양·파랑·실버 등 색깔도 다양한 데다 부피도 소형 오디오 정도라 부담스럽지 않다. 부엌·거실에 어울리는 클래식하고 아담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커지는 캡슐커피 시장
현재 국내에 출시된 캡슐커피 브랜드는 줄잡아 10여 개다. 네스프레소를 비롯해 일리, 라바짜, 돌체구스토, 이탈리코, 카페시모 등이 캡슐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커피전문점인 커피빈이 지난해 2월, 캡슐커피 머신을 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고 동서식품도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로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일리 등의 해외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중 국내 캡슐커피 시장의 선두주자는 네스프레소다. 업계에 따르면 2007년 네슬레의 자회사 네스프레소가 국내 론칭, 캡슐커피와 전용 머신을 선보이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이후 국내 홈메이드 커피 문화가 ‘프림 하나, 설탕 둘’에서 원두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문화로, 다시 캡슐에서 커피를 추출해 마시는 문화로 바뀌면서 캡슐커피의 인기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가정용에 이어 오피스카페 도입도
캡슐커피의 인기는 판매 규모로도 확인된다. 네스프레소는 몇 년 새 매장 수가 급속도로 증가해 현재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 총 11곳에 네스프레소 부티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네스프레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 실적을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나, 한국시장의 경우 먼저 진출한 일본의 뒤를 이어 단기간 내에 아시아 시장의 ‘넘버 투’ 마켓으로 자리잡았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불황이라도 맛없는 커피는 마시기 싫어요


네슬레는 2010년 12월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캡슐커피 머신을 국내 출시한 이래로 지금까지 200~300%의 초과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 카푸치노, 라테 등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캡슐과 10만~20만원대의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머신을 내놓은 것이 젊은 소비자들을 끄는 데 주효했다.


일리는 자체 개발한 ‘아이퍼에스프레소’ 시스템의 두 단계 추출 방법을 통해 부드럽고 풍부한 맛과 향을 보존한 에스프레소를 추출, 비수기에도 매출 향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의하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2010년 1000억원 규모에서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는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커피 시장이 4조원임을 감안할 때 캡슐커피 시장 역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캡슐커피 브랜드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20만~50만원대 안팎의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캡슐커피 머신을 출시해 매출 향상을 꾀하는가 하면, 네스프레소의 경우 백화점에 부티크 매장을 열어 머신 구매 고객을 회원으로 등록, 이들을 위한 전용 시음 공간 서비스를 제공한다.


커피빈도 수도권 내 30여개의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 형태로 캡슐커피 매장을 들여놓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캡슐커피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커피빈코리아 운영팀 김지연 담당자는 “가정에서도 편리하고 간단하게 커피빈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취지를 충분히 알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오피스가도 신규 공략 대상이다. 최근 직원 복지 및 업무 효율 차원에서 사내 카페테리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캡슐커피 머신 렌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 네스프레소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무상 임대 서비스가 인기다. ‘네스프레소 CS100’ 머신(115만5000원)은 매월 300개 이상의 캡슐(개당 891원)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최소 1년간 무상으로 임대해주며 임대 기간 중에는 무상A/S 서비스도 제공한다.


커피빈도 캡슐 100박스(10 캡슐들이 1박스 9800원)를 구입하면 무료로 머신 1대를 제공하고 있다. 오피스카페를 만들기 위해 캡슐커피 머신 설치를 고려하는 기업들의 설치 관련 문의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기업 렌탈 분야도 전망이 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불황이라도 맛없는 커피는 마시기 싫어요 1. 네스프레소 ‘시티즈’ 42만9000원, 복고형 모던 디자인 2. 타시모 ‘T42’ 23만9000원, 자동 준비 모드 3. 커피빈 ‘kaldi S04’ 29만8000원, 커피와 티 추출


내게 맞는 캡슐커피 머신과 캡슐커피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하지만 무턱대고 저렴한 가격이나 디자인에 끌려 머신부터 샀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제품을 고를 땐 먼저 머신에 맞는 캡슐커피를 맛봐야 한다. 대부분의 캡슐커피 머신은 타사의 캡슐과 호환되지 않아서다. 따라서 캡슐커피를 시음할 수 있는 매장에서 커피 맛을 충분히 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네스프레소 마케팅팀 박성용 팀장은 “대부분 캡슐커피는 규격들이 서로 달라 전용 머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먼저 고르고 머신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캡슐 가격도 고려해볼 사항이다. 캡슐 하나에 620~1200원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기능도 꼼꼼히 살핀다. 평소 라테나 카푸치노를 즐긴다면 우유 스팀 기능이 있는 제품을 고른다. 컵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워머 기능을 탑재한 모델도 있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