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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비자금, 신상훈 전 사장 개인비리로 몰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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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ㆍ박나영 기자]법정다툼으로 넘어온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신한금융지주 내부분쟁 관련 신한은행 비자금을 신 전 사장 개인비리로 몰아가려한 정황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설범식 부장판사)는 1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 대한 속행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엔 신한은행이 신 전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하기 직전인 2010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이백순 전 행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변모(47)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변 전 비서실장은 고 이희건 전 신한은행 명예회장에 대한 자문료 명목으로 조성된 15억여원이 현금화된 정황이 담긴 자금흐름표를 사무실에서 발견해 신 전 사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단서를 제공한 인물이다.

이날 신 전 사장 측 변호인단은 자문료 조성과정에 몸소 개입했던 변 전 실장이 뒤늦게 문제의 자금을 비자금으로 인식하고 신한은행이 신 전 사장을 고소하는데 이른 배경을 집중 추궁했다.


변 전 실장은 조성된 자금을 비자금으로 판단한 배경을 묻는 검찰 심문에 “자금흐름표에 드러난 조성과정 상 짧은 기간 수차례에 걸쳐 현금화된 정황으로 신 전 사장의 비자금으로 인식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변 전 실장은 변호인 측의 “결재과정에서 횡령 등 형사적으로 문제되리라 생각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당시엔 생각지 않았다”고 답했다. 변 전 실장은 비서실에서 근무하기 전인 2007~2009년 실제 비서실을 통해 자문료 조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전략기획부 소속으로 근무하며 자문료 계약 건이 품의되면 결재했던 인물이다.


이날 자문료를 비자금으로 인식한 시점 및 책임 소재를 둘러싼 변 전 실장의 진술이 갈팡질팡하자, 변호인단은 신한은행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압수한 변 전 실장의 USB에서 발견된 문건을 꺼내들었다. 해당 USB엔 2010년 8월말께 작성된 고소장 초안 및 이 전 명예회장을 상대로 자문료 계약이 체결되었거나 실제 지급된 적이 없다는 확인서 초안 등이 담겨있었다.


변호인 측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신상훈 개인비리로 급히 몰아가는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이 전 명예회장 역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고 압박하려던 것 아니냐”고 다소 노골적인 질문을 던졌다. 변 전 실장은 문건의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압박할 생각은 없었다”고 답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변 전 실장이 자금흐름표를 발견한 2010년 8월 중순으로부터 불과 10여일 만인 같은 해 9월 초 신 전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 초안엔 이미 신 전 사장이 피고소인으로 적시됐다.


함께 발견된 USB 내부문건 중엔 검찰 조사 대응방침 관련 ‘조직과 라 회장을 위해 신 전 사장 개인비리로 몰아야 한다. 다만 신 전 사장의 선처를 위해 노력하고 결과가 좋으면 은행이 적극방어에 나선 덕분으로 간주돼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이 “법인자금을 빼돌린 책임이 신 전 사장에게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려면 사용처나 이 전 명예회장의 승인이 있었는지 등 추가조사가 필요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변 전 실장은 “조성된 자금의 실제 사용처 등은 확인할 필요성도 시간도 없었다”고 답했다.


변 전 실장의 검찰 진술 및 이날 법정 증언에 따르면 이 전 명예회장에 대한 자문료 계약은 전략기획부와 비서실 조율을 통해 이뤄진 사안으로 통상적인 경우라면 행장은 물론 라응찬 전 회장 역시 알 수 있던 부분이다.


변호인 측이 “이 전 행장과 라 전 회장이 고소를 결정했느냐”고 추궁하자 변 전 실장은 “두사람 외에 여러 부장들이 함께 판단했다”며 “라 전 회장은 ‘자문료에 대해 알지 못한다. 고소해야 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박나영 기자 bohe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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