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 내달초 유로존 은행 단일 감독기구 초안 공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 은행 감독권과 관련해 유럽은행감독청(EBA)과 유럽중앙은행(ECB)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유럽연합(EU)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부를 두고 있는 ECB는 EU 내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유로존)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정상들은 ECB를 포함시켜 연내 단일화된 은행 감독기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ECB의 권한을 강화해 ECB에 유로존 내 은행들에 대한 감독권한을 부여하는데 원칙적인 동의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2011년 1월 EU 차원에서 만들어진 EBA가 유럽 은행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ECB와 권한이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EBA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다.
현재 EU 집행위원회가 단일화된 은행 감독 기구 설립에 대한 법률을 마련하고 있으며 블룸버그 통신은 EU가 EBA에서 ECB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 내 단일화된 은행 감독 기구 설립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후 EBA 내에서는 유로 국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EU 법에 따르면 EBA는 은행 규제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으며 ECB의 운영권은 독립적이라는 점이 규정돼 있다.
현재 EU 집행위는 ECB의 법적인 독립성이 EBA의 결정들을 무효로 하지 않을까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집행위는 이 두 권리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법적인 해결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집행위가 EBA 의결권에 변화를 줘 유로 국가들이 EBA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회 경제통화관리위원회의 샤론 바울스 위원장은 "ECB에 감독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 EU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집행위는 내달 11일께 단일화된 은행 감독 기구 설립에 대한 법률을 공개할 계획이며 이는 27개 EU 회원국 전체가 동의를 얻어야 한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