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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고객 아이까지 봐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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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손님 마케팅…공연예약·가사도우미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네, 고객님. 전담 매니저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제 아내가 팔을 다쳐서 집안일을 보기가 당분간 힘들게 됐거든요. 좋은 가사 도우미 소개 좀 해주세요."

흔히 인력 파견업체에서 전화를 건 고객과 상담직원 간에서 들을 수 있는 대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고객이 가사 도우미를 요청한 곳은 인력 파견업체가 아니다. 바로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은행이다.


상위 1%의 VIP 고객들을 잡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관련 서비스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자산관리 업무 위주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호텔은 물론, 극장 및 공연 예약, 베이비시터와 가사 도우미까지 소개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고객 자녀들을 연결시켜주는 커플 매칭, 즉 '맞선'도 은행의 서비스 중 하나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실시했다. 중세시대 서양에서 성을 지키던 '집사'를 의미했던 '컨시어지'의 말 그대로 은행이 고객의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이다.


우리은행의 '컨시어지 서비스'는 전화 한 통화로 생활 전반에 걸쳐 고객이 원하는 요청 사항에 대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예약 및 구매까지 대행해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이다. 일례로 VIP고객이 요청할 경우 전문 제휴업체에서 베이비 시터나 가사 도우미도 구해준다. 우리은행의 VIP 고객수는 약 6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VIP 고객의 조건은 자산 5억원 이상이다.


신한은행은 PB 고객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 '커플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결혼정보회사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시작한 이 서비스는 고객 자녀의 일대일 만남을 주선하거나 고객 자녀를 초청해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인 'PB 2세 스쿨'을 진행한다. 또 부모인 고객들에 대해서는 자녀 결혼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2007년 첫 커플이 탄생한 이래 현재까지 30쌍의 커플을 만들어냈다.


특히 이 서비스는 고객들의 요청에 의해 시작하게 됐는데 큰 호응을 얻어 여타 은행들도 비슷한 종류의 서비스를 적극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의 VIP 고객 조건은 자산 10억원 이상이다. 현재 약 5000명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세금, 부동산, 법률 등에 대한 통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속증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직접 상담을 진행하고 대형 법무법인과의 제휴해 법률 문제에 대한 자문도 함께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유언신탁 상품인 '리빙 트러스트' 설계와 가업 승계 관련 상담도 가능하다.


현재 서울 강남 PB센터와 을지로 본점 등 두 곳에 설치돼 있으며 전국 하나은행 영업점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일반 영업점에서도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VIP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면서 "최근에는 충성고객 확대를 위해 VIP 고객에 대한 특화 서비스는 물론, 자녀들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세대를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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