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은 무더운 여름이면 이와데현의 앗피고원골프장을 가고 싶어한다.
해발 600m의 넓은 고원이고, 스키장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5월 중순에야 오픈한다. 자작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골프장은 숨 막히는 여름철에도 섭씨 20도 안팎으로 선선하다. 1년 중 절반을 눈 속에 파묻혀 있다 지상으로 올라오는 잔디는 푸르다 못해 검을 정도다.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아키다공항에 내려 자동차로 2시간을 달리면 당도한다. 이와데현은 동북지방의 북동부에 위치하며 북해도 다음으로 면적이 넓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울창한 숲 속에 자리 잡은 골프장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대회를 7차례나 개최한 명코스로도 유명하다. 2006년에는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이 열리기도 했다.
도와다 하치만타이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총 36홀로 구성돼 있다. 리조트코스는 도와다코스(9홀)와 류가모리코스(9홀)가 합쳐져 18홀이다. 셀프카트로 라운드할 수 있다. 또 챔피언코스는 하치만타이(9홀)와 이와데산코스(9홀)로 이뤄져 있는데 캐디를 동반해 걸어서 18홀을 도는 시스템이다. 파72에 전장이 7000m나 돼 드라이브 샷을 평균 250야드 이상은 때려야 무난히 파온을 할 수 있는 난코스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벙커와 워터해저드는 쉽게 파를 내주지 않는다. 리조트코스에 비해 페어웨이가 넓고 홀과 홀 사이에는 아름드리나무가 가득 차 있다. 자작나무와 스기나무 숲속을 걸으며 고원의 청량감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양쪽에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페어웨이가 좁게 보이는 착시현상이 있다. 심리적으로 위축돼 어정쩡한 스윙을 하게 된다. 아웃오브바운즈(OB)나 트러블 지역으로 공을 보내는 까닭이다.
눈 속에서 막 올라온 페어웨이의 부드러운 양잔디는 너무 푹신 거려 정확하게 공을 타격하지 않으면 뒤땅을 유발한다. 고원지대라 평소보다 10야드 정도 더 나가 한 클럽을 짧게 잡아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그린은 보기보다 잔디결이 까칠해 덜 구른다. 온천을 비롯해 노래방, 고급식당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나들이에도 좋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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