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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 쑥쑥 자라는 어른들의 모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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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 쑥쑥 자라는 어른들의 모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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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필요해 2012> 마지막 회 tvN 목 밤 11시
여전히 지훈(김지석)을 향하고 있는 자신의 마음 때문에 우는 열매(정유미)와 그런 열매를 감싸 안은 석현(이진욱)은 “왜 이렇게 돼 버렸을까” 괴로워한다. 그러나 이들이 다시 서로의 손을 맞잡을 수 있었던 것은 멀리 돌아온 그 시간 때문이었다. 은행나무에 물을 뿌려주는 것과 같은 지훈의 사랑을 배운 열매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시 한 번 석현을 사랑하기를 선택한다. 반면 석현은 여전히 열매의 감정을 멋대로 재단하고, 혼자서 결정하고 떠난다. 하지만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고 해주고 나면 뿌듯해하는 새로운 사랑의 방식을 배운 열매는 섣불리 석현을 찾아 나서기보다 혼자서 석현이 없는 시간을 견뎌낸다. 석현에게 묶여 있지 않아도, 석현의 대답이 없어도, 스스로의 의지로 열매는 자신의 사랑을 지켜낼 수 있게 되었다. 석현의 변화는 1년 후라는 시간에 의한 것이기 보다 열매의 변화를 통해 가능했다.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이하 <로맨스가 필요해>)는 로맨스인 동시에 일종의 모험기였다. 동화 속 같은 집을 떠나 감춰진 진실을 마주한 뒤에야 제자리를 맴돌기만 하던 열매와 석현의 사랑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석현과의 여행에서 열매가 길을 결정한 것처럼, 집을 떠나 만난 수많은 갈림길에서 스스로 선택한 뒤에 돌아온 집은 이전의 집과는 다르다. 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열매와 석현도 여전히 그곳에 있지만 한결 넓어진 울타리 안에는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왜곡되거나 구겨짐 없이 온전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로맨스가 모험담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성장의 서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맨스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가뭄이 들어 죽어가는 나무에 물을 주는 마음, 진심이 담긴 ‘사랑해’라는 말, 이것이 <로맨스가 필요해>가 보여준 로맨스였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지예(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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