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올림픽 축구 4강전 응원현장 표정
[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승리의 함성을 위해 우리에게 좌절은 없다"
8일 새벽 부천종합운동장 스탠드 맨 앞에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미 운동장엔 경기시작 4시간 전부터 축구 동호인, 부천 FC 팬클럽, 가족 단위의 응원객들이 삼삼오오 입장했다.
밀려든 응원인파는 잔칫집 같은 분위기속에서 치킨과 족발, 캔맥주 등 야식거리를 펼쳐 놓고 폭염이 한 풀 꺾인 여름 밤 정취를 즐겼다. 응원단 속에는 김만수 부천시장도 있었다. 붉은 악마를 표현한 빨간 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김 시장은 응원석 한 복판에서 시민들과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대규모 응원전에 나선 '부천 붉은 악마' 동호회원 및 2500여 시민들의 함성이 운동장을 흔들었다. 런던올림픽 축구 4강전 상대는 세계 최강 브라질. 하지만 응원 열기 만큼은 결코 밀리지 않았다.
국민들은 90분 내내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누볐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박수와 격려를 쏟아냈다.
같은 시각 서울에서도 아파트, 병원, 영화관 등에서도 응원이 이어졌다. 3시가 조금 넘어서자 서울 잠실의 한 아파트단지에도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회사원 이모씨(35)는 "경기가 자정 전에만 열렸어도 직장 동료들과 응원전을 함께 펼쳤을 것"이라며 "올림픽 4강전까지 가게 된 것만으로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오른 한국 축구 대표팀을 위한 길거리 응원전도 전국 곳곳에서 펼쳐졌다. 대전 서구 만년동 소재 엑스포시민광장에 마련된 대형 LED 전광판을 통해 브라질전이 방영됐고 시민들은 목이 터져라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강남의 한 영화관에 모여 단체 응원을 한 관객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 파이팅" "우리도 한골 만들 수 있다" 등 격려의 목소리가 경기내내 터져 나왔다.
런던 현지의 교민들도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잇단 실점엔 안타까운 탄식을 쏟아내면서도 사력을 다해 뛰는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골을 기원했다.
5시35분께 경기종료 휘슬이 울렸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땀방울까지 쏟아부은 태극 전사들에게 국민들은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학생 정모씨(26)는 "결과가 다소 아쉽긴 하지만 선수들을 4강전까지 이끈 홍명보 감독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회사원 현모 씨(33)는 "태극전사들, 정말 잘 싸웠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실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사흘 뒤 한일전을 기약하며 웃는 모습으로 아침을 맞았다. /인천=노승환ㆍ박나영 기자 todif77@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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