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제1종 법정 전염병)를 탄수화물칩으로 검출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DNA칩이나 단백질칩보다 검출정확도가 향상되고 탄수화물칩의 실용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국토해양부는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여름철 전염병인 콜레라의 독소를 검출할 수 있는 탄수화물칩(carbohydrate chip)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해양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토부의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어날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 온라인 속보에 발표(7월17일)되었으며 특허도 출원돼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콜레라는 수인성 전염병으로 차 교수팀은 콜레라의 원인인 콜레라 독소가 인간 세포 표면에 있는 탄수화물과 상호작용을 통해 세포를 감염시킨다는 점을 눈여겨봤다. 이에 탄수화물을 칩 표면에 안정적으로 고정화 하는 기술을 개발해 콜레라의 감염 작용을 분석하고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차 교수팀은 지난 2007년 탄수화물의 표면 고정화 기술을 개발하고, 2010년 이 방법을 기반으로 탄수화물칩 제작 가능성을 제시했다. 재연성과 안정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 끝에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 기능성 탄수화물칩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기존 탄수화물 표면 고정화 기술은 재연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차 교수팀에서 개발한 기능성 탄수화물칩은 재연성과 안정성이 뛰어나고 실제 감염작용을 검출해내는 원리를 활용했다.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기존의 DNA칩이나 단백질칩보다 적고 오히려 정확도가 향상될 전망이다.
또 매우 낮은 농도의 콜레라 독소까지 검출할 수 있어 향후 탄수화물칩을 센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DNA칩이나 단백질칩에 비해 칩 표면에 생체분자 고정이 매우 어려워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던 탄수화물칩의 실용화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형준 교수는 "탄수화물칩 기술을 콜레라 감염 작용의 분석과 검출에 적용함으로써 향후 환경이나 질병진단 분석, 신약후보물질 탐색 등 응용 분야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해양·육상 환경, 식품, 임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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