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여자 배구대표팀이 'AGAIN 1976'에 바짝 다가섰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랭킹 15위)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세트 스코어 3-1(18-25 25-21 25-20 25-18)로 물리쳤다. 이탈리아를 꺾은 건 2004 아테네올림픽 예선에서 승리(3-2)를 거둔 이후 8년 만이다. 최근 당한 5연패의 수모를 깨끗이 씻으며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준결승에 안착했다.
세계랭킹 4위 이탈리아는 조별리그 5경기에서 단 1패만을 허용한 강팀.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에 11승9패로 앞섰다. 토너먼트 첫 문턱에서부터 위기를 맞은 한국은 브라질(2위), 세르비아(7위) 등을 꺾은 조별예선에서의 상승세를 앞세워 맞불을 놓았다. 선봉장은 김연경이었다. 두 팀 최다인 23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한송이와 양효진도 각각 15득점과 1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서브리시브 불안과 범실로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한국은 2세트 김연경과 한송이의 공격력이 살아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분수령은 3세트였다. 20-16에서 김연경이 시모나 지올리의 이동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해 분위기를 띄웠다. 이내 20-24까지 따라잡혔으나 세터 이숙자가 빠르게 올려준 공을 양효진이 빠른 속공으로 연결해 세트 스코어를 앞서나갔다. 사기가 오른 선수들은 4세트에서 한 차례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김연경의 위력적인 대각 공격에 양효진의 속공이 더 해지며 일찌감치 화룡점정을 찍었다.
경기 뒤 김형실 감독은 “김연경, 이숙자, 황연주가 공격에서 제몫을 다해주고 수비에서 상대의 이동공격을 무력화시킨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9일 세계 최강 미국(1위)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김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지만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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