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서울 을지로에 있는 외환은행 본점을 지나는 행인들에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건물 외벽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미디어보드(DMB), 즉 외환은행의 '환율 광고판'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더 나아가 명동의 명물이기도 한 이 광고판이 최근 가동을 멈췄다. 무슨 사연일까? 정답은 바로 '절전' 때문이다.
외환은행은 연일 35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에너지 절감 시책에 적극 동참하고자 외환은행 본점에 설치돼 있는 대형 디지털 미디어보드의 가동 시간을 일일 5시간 축소해 8월 말까지 운용하기로 했다.
외환은행 본점 건물 측면에 설치돼 있는 대형 디지털 미디어보드(DMB)는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연상시키며 명동을 방문하는 시민들을 위해 세계 각국의 환율 변동과 오늘의 주요기사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서울에 사상 처음 폭염경보가 발령되는 등 연일 35도를 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으며, 전력 예비율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어 블랙아웃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외환은행은 정부의 에너지 절감 대책에 적극 동참하고자, 디지털 미디어보드를 점심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동을 중단해 축소 운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7시에서 오후 10시까지 운용해 왔다.
또 외환은행은 지난 5월부터 관용차량 550대에 대해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5부제에 해당되는 전날 퇴근 시 관용차량을 은행에 주차하고 대중교통을 통해 퇴근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최초 관용차량에만 시행했으나 현재는 직원 개인 차량까지도 자발적인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외환은행은 본점 영업부에 설치되어 있는 자동회전문은 기존 대비 2시간30분 축소 운용하고 있으며, 점심식사 시간인 정오 12시부터 50분간 본점 사무실을 예외 없이 일괄 소등, 실내 냉방 적정온도 26도 이상 유지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 창가나 공실의 전구 조도를 측정해 기준치 이상시 전구를 제거하고, 3층 이내 이동시 비상계단 이용 권고와 업무 집중시간에는 일부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이기원 사무지원부장은 “35도를 훌쩍 넘어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요즘, 전력 과대 사용에 따른 블랙아웃 등 어느 때보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외환은행의 작은 에너지 절약 활동이 관심 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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