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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구리ETF 상장직전 갑자기 연기한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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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시장 불안...관계자 "서두르다 당국에 발목"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실물 구리 상장지수펀드(ETF) ‘미래에셋TIGER구리실물ETF’의 상장이 잠정 연기됐다. 회사 측이 지난달 제출했던 증권신고서를 효력발생 직전 철회했기 때문이다. 미래운용은 ‘시장이 불안하다’는 점을 상장 연기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상은 금융당국과의 사전 논의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증권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운용은 지난달 11일 금융감독원에 실물구리ETF에 대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효력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25일 돌연 증권신고서 제출을 철회했다. 27일이면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해 실질적인 상장 신청이 가능해지는 상황에서 굳이 증권신고서 제출을 철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상장연기 이유는 경기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경기회복 분위기가 모호한 상황에서 상장 타이밍을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ETF가 출시되고 계속 주가가 하락하면서 초기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하면 향후 ETF의 성장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기가 계속 살아나지 않는다면 상장은 언제까지고 연기될 수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의 시각은 조금 달랐다. 구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상황 때문에 상장을 철회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선물사 비철금속 담당자는 “구리 가격은 이미 바닥을 찍은 만큼 상승흐름을 지속한다고 보는 것이 시장 참여자 대부분의 입장”이라면서 “게다가 실물을 두고 하는 것이라면 구리의 실물수요가 탄탄한 만큼 시장에 크게 휘둘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의 설명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는 실제로 다른 이유가 더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상품으로만 생각하면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아시아 최초의 실물 ETF라는 점에서 아직 점검해봐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관 및 관리에 관한 책임소재 등에 대해 아직 완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 측이 서두른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금융당국과 충분한 논의 없이 상장을 서두르다 당국에 발목을 잡힌 꼴이다.


용어설명☞ 구리실물ETF = 실물 구리를 창고에 보관하고, 설정액이 늘어남에 따라 구리도 쌓이면서 금융과 실물이 동시에 움직이는 ETF. 매매는 일반 ETF와 동일하게 이뤄지고,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가격을 추종하게 된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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