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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맥주 한잔 먹으려다 '열받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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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쇄도에 가게마다 배달 지연‥ 항의전화 빗발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박나영 기자] 2012 런던올림픽이 17일 간의 열전에 들어가면서 밤을 잊은 올빼미 족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현지 시차로 인해 우리 선수들의 주요경기가 주로 밤이나 새벽시간 대에 치러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야식이나 고카페인 음료 등을 동원해 밤잠을 쫓는 건 기본이다. 여기에 휴대전화 알람 기능을 활용해 주요일정까지 꼼꼼히 체크한다.

본방을 사수하려는 노력에 직장인들은 물론 대학생, 주부들까지 합세하는 모습이다.

이런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건 바로 야식업체들이다.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한편 배달인원도 평소 2배 가까이 늘려 운영 중이다.


하지만 먹거리와 함께 경기를 관전하려는 일부 고객들은 야식업체의 주문 쇄도로 배달이 지면되면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매출이 늘었다고 해 마냥 좋다고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인 셈이다.

29일 새벽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사는 직장인 정회윤(30, 남) 씨는 경기 관전을 위해 치킨과 맥주를 배달시켰다가 약 1시간 반 만에야 음식을 받았다.


이날 새벽에는 남자 양궁 단체전을 비롯해 여자 펜싱(남현희), 남자 배드민턴 복식(정재성·이용대), 수영(박태환) 등 금메달에 도전하는 태극전사들의 출전이 밀집돼 있었다.


정 씨는 “밤 12시 쯤 야식을 시켰는데 집에 배달된 시각은 거의 1시30분이 다 돼서 였다”며 “아무리 주말 저녁이라 해도 늦어야 10~20분이지 이렇게 배달이 늦은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 씨는 “언제 도착하냐는 항의전화를 두 차례나 걸었다”며 “주문이 밀려 배달이 늦을 수 있다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더라”고 덧붙였다.

야식업체들은 올림픽 특수를 누리면서도 배달 지연으로 곤혹스런 입장이다.


밀려드는 주문에 즉시 대응하기도 어렵거니와 그렇다고 사정상 배달인력을 무턱대고 늘리기도 쉽기 않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배달 지연으로 인한 항의전화에 골머리까지 앓고 있다.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보쌈업체 관계자는 “원래 1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이번 주부터 3시까지 연장했다”면서도 “주문이 많아져 장사가 잘 돼 좋긴 한데 배달이 늦다는 불만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걸려와 곤란할 때가 많다”고 털어 놨다. 이 업체는 평소 3명이던 배달원 수를 현재 5명까지 늘려 근무에 투입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밤잠까지 반납해 가며 올림픽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직장인 이모(35) 씨는 꼭 챙겨봐야 할 종목의 일정을 미리 메모해뒀다가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 놓고 잠든다.


30일 새벽에 열리는 축구대표팀의 조별예선 경기를 볼 예정이라는 이 씨는 “아무래도 밤잠을 충분히 못 자다 보니 업무집중도가 떨어질 때가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 초저녁에 잠깐씩 토막잠을 자두는 게 올림픽을 제대로 즐기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대학생에서부터 주부들까지 밤을 잊은 새벽 응원에 가세하긴 마찬가지다. 휴학계를 내고 군 입대를 앞둔 대학생 이모(22) 씨는 “입대일자가 올림픽 끝난 후라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 씨는 “올림픽 경기를 보려고 이번 달 아르바이트 일정을 저녁시간으로 조정했다”며 “미처 챙겨보지 못한 경기는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빠짐없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살배기 아이를 둔 주부 박모(32) 씨 역시 지난 28일 밤 같은 시간대에 열리는 배드민턴 남자 복식과 유도경기 중 뭘 봐야할지 고민했다. 결혼 전 부터 스포츠 관람을 즐겼다던 박 씨는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매일 밤 아이를 재우고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그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와 함께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면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다”며 “덕분에 요 며칠 남편 아침을 빵으로만 떼우게 해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머쓱해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박나영 기자 bohe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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