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먹었나...'방탄국회' 우왕좌왕 수선떠는 정치권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싸고 지각개원을 한 국회가 파행을 이어가고 있다. 7월 국회가 일주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8월 임시국회 소집을 둘러싸고 '방탄국회'논란을 벌이고 있다. 대법관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를 계속하면서 사법부 공백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26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방탄 국회로 이용될 수 있는 8월 임시국회는 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7월 국회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일을 해보고 8월 국회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8월 3일 이후 바로 4일부터 연달아 열 이유는 없으며 연다면 8월 말이나 중순 이후에나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이어 법사위 소속이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해 "피감기관 당국의 주무장관을 윽박지르는 것은 부적절하고 모양도 좋지 않다"며 "오죽하면 상임위 동료의원들이 박 원내대표를 법사위에서 제외해달라고 국회의장에 요구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는 물샐틈없는 박지원 방탄국회의 선봉에서 엄호하고 있다"며 "환상콤비 환방복식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방탄 국회는 없다"며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박지원 원내대표 때문에 방탄 국회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도 우스운 사람이지만, 8월에 해야 할 국회가 산적한 현안에도 박지원 때문에 국회를 안 하겠다 못 열겠다, 주장하는 새누리당은 더욱 우습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법사위 위원 사퇴에 대해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전날은 국감이나 조사가 아니고 현안질의였는데 이것을 놓고 법사위원에서 빠지라 말라 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반박했다. 만약 검찰이 내주중에 체포 영장을 청구하면, 이번 회기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다음 달 2일 체포동의안을 상정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출석의 건을 상정하고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김재우 이사장은 MBC장기파업 사태와 관련, 전날 국회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거부했다. 환노위에서는 쌍용자동차사태와 '삼성전자 백혈병' 등 산업재해관련 2개의 소위원회 구성을 논의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교착에 빠졌다.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7월 임시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내달 1,2일 중 본회의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진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통진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포함한 13명의 의원이 전원 참석해 의원총회를 열어 두 의원의 제명안의 처리를 시도한다. 전날 중앙위는 두 의원에 대한 제명안과 주요 당직자 인선등이 안건으로 올라왔으나 구당권파의 반대로 거듭된 정회와 속개에서 현장 발의안건이 한 건도 채택되지 못한채 9시간만에 폐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