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영국 법원이 애플에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애플 홈페이지에 게재토록 명령한 가운데, 애플이 새로운 홈페이지 주소(도메인)를 확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애플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업체로부터 'www.apple.co.uk'라는 도메인 주소를 양도받았다.
그동안 애플은 'www.apple.com/uk'를 사용해왔으나 15년만에 새로운 주소를 도입했다. 애플이 도메인 주소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이 업체에 지급한 금액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번 양도로 애플은 영국에서 2개의 도메인 주소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apple.co.uk'라는 주소에 대해 오래 전부터 양도를 시도했을 수 있다"며 "법원의 명령과는 무관한 오비이락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새 도메인으로 접속하면 기존 홈페이지가 열린다.
앞서 영국 법원은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향후 6개월간 홈페이지에 공지하라고 애플에 명령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도메인을 양도한 것은 뒷말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아이제일브레이크'는 "애플의 새로운 도메인 주소는 때마침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한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공지문을 올려야 하는 시기에 등장했다"며 뭔가 의도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애플은 다른 국가에서는 'www.apple.com/○○' 형식의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포털 업계 관계자는 "새로 확보한 도메인을 기존 도메인에 링크한 상태에서는 홈페이지 내용을 바꿀 수 없다"면서도 "두 개의 홈페이지를 분리하고 클릭 등의 방식으로 공식 홈페이지와 링크한다면 새 홈페이지에서만 사과문을 보이게, 또는 안 보이게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 명령 소식이 알려진 지 하루가 지난 20일 오전 10시 현재 애플 홈페이지에는 삼성전자와 관련된 공지문이 올라오지 않았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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