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홈페이지는 먹통에, 원칙없는 채용까지…' 경기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경기도시공사 등 경기도 산하기관 얘기다.
경기도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공공기관 6곳을 대상으로 컨설팅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예산낭비 ▲동호회 등 친목모임에 예산 중복지원 ▲규정 벗어난 직원 채용 ▲하자검사 불이행 ▲대가성 세미나 등 행사 참석 미보고 등 10여 건의 규정위반 사례를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경기문화재단 산하 어린이박물관은 임시직원 10명을 채용하면서 내부 취업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단 내부 규정을 보면 산하 박물관 등에서 임시직에 한해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어린이박물관의 직원 채용은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문화재단 산하 전곡선사박물관도 소관시설공사에 대한 하자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문화재단 산하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은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준공 처리된 41건의 시설공사에 대해 하자검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관광공사는 동호회 및 직원생일 축하 지원금 등 897만 원을 중복 편성했다가 이번에 걸렸다. 또 정보화 용역을 맡긴 용역업체들이 과업 수행기한까지 용역을 제출하지 않았지만 지연배상금을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시공사는 광교지구 조경공사를 벌이면서 지난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식 대상 수목 2871주를 반출하면서 794주가 고사됐으나 이를 설계변경하지 않아 공사비 4억9000여만 원을 날렸다.
나노소자특화팹센터는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나 마일리지는 연 1회 이상 세입조치를 해야 하지만 2010년 1월 이후 법인 신용카드에 적립된 53만1453포인트를 세입조치하지 않았다.
나노소자특화팹센터는 또 직원들이 대가를 받는 세미나, 공청회 등에 참석할 경우 원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54차례나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일부 직원들은 출장비 명목으로 53만9000원을 별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산하 공공기관들의 지적사항이 심각하다고 보고 관련자 문책 및 부당ㆍ과다 사용된 예산에 대한 반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편, 경기도내 산하 공공기관들이 지난해 55억 원을 들여 손질한 홈페이지 2개 중 1개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채 100명이 안 되는 이른바 '도민 불통망(網)'으로 분석됐다.
경기도가 지난달 2000여만 원을 들여 평택대에 의뢰해 도청 및 도 산하 공공기관, 사업소 등 138개 홈페이지의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방문자가 330명 이상인 홈페이지는 전체의 19%인 26개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100~300명이 방문하는 홈페이지도 35개에 그쳤다. 절반 이상인 77개(56%)는 하루 평균 방문자가 100명 미만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경기도와 사업소는 지난해 홈페이지 운영을 위해 유지보수비 28억 원, 업그레이드비용 27억 원 등 모두 55억 원을 쏟아 부었다. 이 처럼 수십억 원을 투입하고도 홈페이지가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경기도는 오는 10월까지 1~2차례 더 평가한 뒤 방문자 수가 적은 홈페이지는 통ㆍ폐합하기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각 부서와 기관, 사업소의 홈페이지 운영 실태를 정량 및 정성적으로 평가한 뒤 순위를 매겨 40~50개를 퇴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