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라”주장 대부분인 가운데 “해임에 반대”글도 많아, ‘서 총장 서포터 모임’구성 제안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사퇴 여부를 놓고 카이스트 내부 통신망에서도 논쟁이 거세다. 서 총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글과 함께 해임에 반대한다는 글까지 갑논을박을 벌이고 있다.
카이스트 학내 홈페이지 'ara'에는 주간 최고 조회수로 "서 총장의 해임에 반대하는 사람 없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A씨는 "총장의 개혁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해임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서 총장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긴 했지만 많은 업적을 세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 총장 만한 경력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뭘 하던 양쪽에서 생각하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임은 아니라는 생각하는 사람들과 서 총장을 서포트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제안했다. 이 글에는 17일 오전 9시까지 57건의 댓글이 달렸다. 이 외 B씨도 "그리고 그 다음엔??"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ara에는 서 총장의 사퇴 반대글 보다는 사퇴 찬성글이 더 많았다.
C씨는 "토론은 충분히 한 것 같습니다"는 글을 통해 "총장에 대한 토론은 이미 지겹게 했고 공식적인 설문조사를 통한 학생회의 입장까지 정해진 상태"라며 "총장의 시대가 영원할 줄 알았던 분들에겐 유감이지만 이 말을 돌려드릴 때가 온 것 같다"고 썼다.
D씨는 "역시나 자진사퇴는 없었다"고 글을 올리고 "41년간 쫓겨난 총장이 없었다면 자신이 쫓겨나는 걸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씨는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카이스트 강추 할 수 있겠느냐"는 제목의 글에서 "서 총장 재임후 재학생들이 후배들에게 카이스트 추천을 머뭇거리게 됐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 있느냐"면서 "결과적으로 학생들이 꺼리는 개혁이라면, 학교는 발전이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카이스트 이사회는 오는 20일 서 총장의 '계약 해지' 건을 상정해 논의할 계획이다. 계약 해지건이 통과되면 서 총장은 9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총장직에서 물러난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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