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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취임 100일 맞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시계아이콘02분 23초 소요

- 꾸중은 고래를 날게 하죠
- '역발상 귀재' 김정태
- 은행에 날개달기 야망


대담 = 이의철 부국장 겸 금융부장

[아시아초대석]취임 100일 맞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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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친화력'은 금융권에서 정평이 나있다.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별관(하나HSBC생명 빌딩) 15층에 위치한 집무실에 들어서자 김 회장은 특유의 호방함으로 반갑게 맞는다. 마치 10년 지기를 만난 것 같다.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는 기술. 그렇다고 낯간지러운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친화력도 이 쯤 되면 '예술'이다.


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지 딱 100일을 맞은 김 회장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눈빛은 여전히 살아있고 장난기 어린 입가의 미소도 달라지지 않았다.


어느새 하나금융그룹을 총 지휘하는 최고 자리, 지주 회장이 됐지만 '권위주의'는 눈을 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 없다. 어쩌면 이것이 김 회장만이 가진 인간적 매력일지도 모른다. 김 회장 스스로는 자신을 "뱅커(Banker)같지 않게 생긴 뱅커"라고 말한다.


'권위주의'는 없지만 그러나 김 회장에게 '권위'는 있다. 이는 정확한 소통과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에서 나온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우리나라 리더들의 문제가 뭔지 알아요? 칭찬만 강조하는 거예요." 이어지는 리더론(論). "칭찬 중요하지.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게 꾸중이예요. 칭찬만 하는 리더는 자신감이 없고 비겁한 거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지? 그렇지만 꾸중은 고래를 날게 해요". 고개를 끄덕거리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리더론은 계속된다. "중요한 것은 꾸중할 때 감정이 들어가면 안돼.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거지. 꾸짖을 때일수록 냉정하게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야단을 쳐야 돼. 그리고 상대방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거나 알고 있으면 꾸짖어선 안돼. 그건 꾸중이 아니라 잔소리예요. 꾸중은 잔소리와도 다르고 화를 내는 것과도 달라요. 한마디로 꾸중할 때 기술이 필요한 거야."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통찰력. 이러니 김 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의 긴장감이 어떨 지 가히 짐작이 간다.


김 회장은 입버릇처럼 '헬퍼(Helper) 리더십'과 '팔로어십(Followership)'을 강조한다. 그 지향점은 고객이다. 핵심은 내부 고객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외부 고객 만족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만나, 글로벌 톱 10으로 도약하기위한 전략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아기를 낳아달라고 하는 거다(웃음). 외환은행은 대단히 잠재력이 있는 조직이다. 외환은행 스스로가 잘되면 그게 곧 시너지다. 외부 시너지만 있는 게 아니라 내부 시너지도 있고, 이익 시너지만 있는 게 아니라 코스트 시너지도 있다. 그간 외부조건 때문에 주춤했던 외환은행을 다시 뛰게 만들면 그게 곧 시너지요, 내가 할 일이다.


-회장 취임 이후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전략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장기 전략을 짜는 것. 영업은 각 계열사들이 잘 하고 있고, 지주가 짜는 전략은 뭐니뭐니해도 '글로벌'이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갖고 있을 때 글로벌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지 않았다. 하나은행 뿐 아니라 외환은행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전략을 짜고, 계속 실행에 옮기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크게 중국과 동남아, 미국ㆍ유럽ㆍ호주, 그리고 진출하지 않은 지역들이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경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현지법인이 겹치는 경우가 있어 통합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국가는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동남아를 제외한 국가는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럽은 하나은행이 진출해 있지 않아 겹치는 부분이 없고, 미국은 외환은행이 파이낸스 형태로 나가 있어 여ㆍ수신이 모두 가능한 지점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런 모든 글로벌 전략을 조만간 중국 청도 이사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합병(M&A) 전략도 글로벌 전략엔 필수적인데.
▲물론이다. 상황에 따라 조건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다. 이제 한국을 뛰어 넘어 'Global Top 50', 'Asia Top 10'이 우리의 목표다.


-우리금융그룹의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데, 국내서도 M&A 등을 통한 초대형 금융지주가 필요하다고 보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면 금융기관의 규모가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이기는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거기에 걸맞은 경쟁역량이다. 이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유럽 재정위기는 국내 금융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유럽위기가 진정되고 있지만 불안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은행권 스스로로 유럽 의존도를 줄여왔고 외채구조 건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예 영향이 없다고 볼 순 없지만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질 여지는 점점 엷어지고 있다.


-행장과 회장을 모두 겪어보니 어떤지.
▲지주에 오니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트렌드에 민감해졌다. 사물을 바라보는 스코프(Scope)도 달라졌고. 감사한 것은 은행생활을 참 즐겁게 했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난 항상 일이 즐거웠다. 국민학교를 6번이나 옮겨다니면서 잡초같은 친화력이 생겼다. 은행 입사 후에도 돌아다니며 영업했고, 그게 너무 재밌었다. 한 번도 자리에 연연해 본 적 없다. 그러다보니 지위는 저절로 따라왔다. 금융은 항상 고객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정리=김은별 기자 silverstar@ 사진=양지웅 기자




김은별 기자 silversta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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