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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메이저리그에 등장한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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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메이저리그에 등장한 나폴레옹 호세 알투베[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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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하면 대개 큰 체구를 떠올린다. 전 세계의 실력자들이 운집한 무대인 까닭이다. 더구나 장거리를 이동하며 162경기를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튼튼한 체격과 체력을 갖춰야만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라커룸을 들어가면 거구의 빅리거들이 득실거린다.

모든 빅리거의 체구가 거구인 건 아니다. 의외로 일반인과 다름없는 보통 체격의 선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큰 체구를 가늠하는데 일반적인 잣대로 여겨지는 ‘키’에 있어 평균 정도의 소유자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일례로 추신수가 속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유격수 아스두르발 카브레라나 포수 카를로스 산타나는 탄탄한 체격을 갖췄지만 구단 인터넷 홈페이지 신상정보에 적힌 키보다는 작다는 인상을 풍긴다.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작은 키의 선수도 메이저리그를 누빈다. 현역 메이저리그 최단신으로 기록된 호세 알투베가 대표적이다. 165㎝의 키는 만화 캐릭터 스머프를 연상시킨다. 1981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프레디 파텍(165㎝) 이후 최단신으로 불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주전 2루수다.

알투베는 소속팀이 계속된 침체로 올 시즌 리그 하위권(내셔널리그 중부지구 꼴찌)을 맴돌지만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자랑한다. 최단신이라는 특징으로 홈, 원정에 관계없이 두드러진 존재감을 발휘한다. 관중들이 알투베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박수를 치고 작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다. 더구나 글쓴이가 거주하는 플로리다에선 중남미 사람들이 많은 덕에 베네수엘라 출신인 알투베의 인기가 무척 높은 편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단신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받은 알투베. 하지만 유명세는 단지 키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매 경기 필드에서 성실한 플레이를 선보여 많은 팬들을 끌어 모았다. 알투베는 전반기 79경기에서 타율 3할3리 39타점 48득점 등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타율은 전체 2루수 가운데 로빈슨 카노(뉴욕 양키스)에 이어 2위를 달린다. 15개의 도루도 2루수 가운데 2위다. 더욱 놀라운 건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다. 홈런이 5개에 그치지만 0.783로 상위권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키로만 판단하자면 말이 되지 않는 기록을 작성 중인 알투베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알투베는 무엇보다 열심히 뛴다. 타격 뒤 1루를 향한 전력 질주는 물론 수비에서 상대 타자가 친 안타성 중견수 앞 땅볼을 쏜살같이 쫓아가 잡아낸다. 물론 모든 타구를 잡아내 범타로 처리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열심히 뛰지 않으면 연출할 수 없는 장면을 매 경기에서 선보인다. 적잖은 야구팬들이 알투베 때문에 휴스턴 경기를 즐겨본다고 말하는 주된 이유다.


많은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알투베는 지난 11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당당히 출전했다.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인 퓨처스 게임에 참가한 뒤 빅 리그에 데뷔했고 이듬해 빅 리그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팬, 동료들에게 찬사를 받은 건 당연했다. 특히 알투베는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전설적인 스타이자 190cm의 거구 치퍼 존스로부터 큰 환대를 받았다. 존스는 “알투베와 같은 올스타들은 더욱 더 많은 관심과 존경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투베는 아쉽게도 무대에서 키 170㎝를 넘지 않는 왼손 투수 팀 콜린스(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맞대결 기회를 갖지 못했다.

알투베는 지난 5월 2일 뉴욕 메츠전에서 투수 존 로치(211㎝)를 상대하며 역대 최단신과 최장신 대결이라는 즉흥 이벤트를 펼쳤다.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그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단돈 1만 5000달러의 계약금을 받고 휴스턴에 입단해 빅리그에 입성하고 거인 투수들과의 맞대결에서도 뒤지지 않은 건 커다란 자신감과 희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신으로 세계를 정복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말처럼 알투베는 자신의 비장의 무기인 희망을 놓지 않으며 빅리그를 휘젓고 있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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