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KB금융 이사회의장(전 중소기업은행장), "우리금융은 아직 정해진 바 없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KB금융지주가 ING생명 본입찰 가격을 결정,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어윤대(사진) KB금융 회장은 13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ING생명 본입찰 가격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정확한 가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날 이사회는 오후 3시부터 7시 이후까지 4시간 이상 진행됐다.
이번 ING생명 인수전의 관건이 '가격'이었던 만큼, 긴 시간동안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 본입찰은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다. 매각 본입찰에는 KB금융을 비롯, AIA생명 그리고 메뉴라이프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은 국내 5위권 생보사로 최근 유럽경제위기의 여파 때문에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ING은행이 ING생명아시아 법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법인의 가격은 3조원에서 3조50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날 KB금융 이사회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 것은 우리금융 합병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금융과의 합병이 긍정적인지 묻는 질문에 이경재 KB금융 이사회의장은 "우리금융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다른 것은 말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우리금융 예비입찰은 오는 27일 마감된다. 마감 당일날인 27일 KB금융 이사회도 또 한 번 열린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 안건은 2분기 실적 등에 관한 것으로, 27일 이전에 임시 이사회가 급히 열릴 가능성도 있다. 임시 이사회 일정에 대해서도 이 의장은 "정해진 바 없다"고 함구했다.
당초 금융권에서 KB금융이 ING생명 한국법인을 사들이면, 우리금융을 인수할 실탄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이 인수합병 자금이 부족해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부채가 없는 KB금융은 5조 원 정도를 외부에서 조달하더라도 현재의 신용등급(A1·무디스 기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 유보금인 5조원으로 ING생명을 사들이고, 추가 자금을 조달해 우리금융 합병 자금(약 7조원 예상)으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KB국민은행 노조는 이사회 직전 이사회 사무국장을 통해 '우리금융 합병 반대' 입장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에서 노조는 "전문가들은 KB금융과 우리금융의 합병이 거대한 부실공룡을 탄생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합병이 성사가 되더라도 특혜논란, 지배구조 부실 등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1일 금융노조 지부에서 실시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지부 조합원 90.15%가 찬성해 쟁의행위에 들어가게 됐다"며 "오는 30일 1차 파업에 이어 농협,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이 장기 파업에 들어갈 경우 고객과 국민에게 불편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은행 노조는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사를 방문, "메가뱅크 반대"를 외치며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사측과의 물리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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