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재정절벽(Fiscal Cliff)을 둘러싼 정치권의 교착상태가 미국경제를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재계가 정치권에 압력을 넣어 해결책을 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유수의 기업인 하니웰의 데이비드 코트 최고경영자(CEO 사진)는 1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기업CEO들이 답보상태인 부채 위기 해법을 정치권이 만들어내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재정절벽은 부시 행정부 시절 마련한 감세시한이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돼 세금이 오르는 동시에 연방정부 재정지출이 삭감되면서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현상을 뜻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일 연소득 25만달러 이하 소득계층에 대해서는 일시 감세 연장 의사를 밝혔지만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이에 반발하고 있어 합의 도출이 쉽지 않다.
코트 CEO는 "위기 타개를 위한 정치권의 의지가 결여가 투자와 고용결정을 앞둔 기업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으며, 몇년간의 저성장과 심지어 새로운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대책을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미국 경제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코트는 특히 "CEO들은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되며 부채 위기 해결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운동의 핵심부분으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며 재계가 움직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가부채가 늘고 있는데도 장기금리는 하락해 당장 미국 경제에 압력을 주지는 않지만, 의회와 행정부는 시장이 공동대응을 하도록 강제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부채 증가에도 재무부 채권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하락하는 상황을 즐길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코트회장은 2010년 2월 오바마 대통령이 초당파로 조직한 재정적자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참가했지만 이 위원회가 마련한 4조달러의 재정적자 감축방안은 부결처리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코트 회장은 낭비할 시간이 없으며 지금이 목소리를 높일 때라고 단언했다.
당시 공동 위원장이었던 어스킨 보울스은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과 함께 12일 CNBC방송에 출연해 "재정절벽을 넘어설 기회는 아직 있다"고 말하며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보울스는 "재정절벽 위기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년 국내총생산(GDP)은 1.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지난해 10월 시작된 2012회계연도 9개월만에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가 904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연방정부의 4년 연속 1조달러 재정적자가 확실시 된다고 전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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