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지지기반의 김두관, '약속의 땅' 호남 얻기 위해 정동영에 러브콜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 경선 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1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상임고문과의 연대 가능성을 제기했다. 부산경남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는 김 전 지사가 호남에서 적지 않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정 고문과의 연대에 성공한다면 말 그대로 '아래에서부터'의 정치를 시작할 수 있어 주목된다.
김 전 지사는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나와 "(정 고문에게) 제가 생각하는 평등 국가와 정 고문이 쭉 했던 담대한 진보와 상당 부분 같이 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 고문이) 열심히 해서 민주당의 주자가 되고, 크게 팀으로 국정을 맡겠다는 폭넓은 연대와 통합을 해주면 좋겠다는 요지의 말이 있었다"고 전하며 정 고문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전 지사가 정 고문에게 뜨거운 구애를 보내는 것은 정 고문이 '호남'에서 적잖은 지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은 여러모로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게는 '약속의 땅'이다. 호남은 2002년 새천년민주당과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노무현, 정동영 후보를 선택했고 이들은 호남의 민심을 등에 업고 대선후보로 직행했다. 1997년 대선에서 야권의 김대중 후보가 승리했을 당시 호남의 투표율은 87%였다. 반면 야당이 정권을 빼앗겼던 2007년 대선에서의 호남 투표율은 65%였다.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고 궁극적으로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호남의 민심이 필수적인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김 전 지사가 정 고문과의 연대를 시도하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김 전 지사는 정 고문이 9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정 고문의 가치를 계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정 고문이 사퇴한 당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 고문이 대선 불출마는 민주당의 대선 승리와 새로운 길의 완성을 위한 결정이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면서 "정 고문의 담대한 진보의 가치를 계승, 반드시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뼈에 새긴다"고 다짐했다.
정 고문이 김 전 지사를 지지하며 연대에 나설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정 고문은 지난 9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발 뒤에서 정권 교체에 제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당장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겠지만 '담대한 진보'처럼 진보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라고 판단하면 '한 발 뒤에서' 밀어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정 고문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 기득권을 내려놓았다는 명분과 함께 전국적인 인지도와 호남 등에서도 지지를 확보하고 있어 정 고문의 지지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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