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만 저신용층 등급 세분화.. 금리인하 '기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7등급 이하 저신용자 660만명의 신용등급이 10단계로 세분화된다. 거래실적 등 기준에 따라 현행보다 대출금리를 더 낮춰 상환부담을 줄이거나 채무조정을 받도록 한다는 금융당국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나이스신용평가 등 개인신용평가사와 금감원은 '비우량 신용등급 평가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이 시스템은 1~8등급으로 분류된 현행 신용등급 가운데 7~8등급의 저신용층만을 대상으로 하며, 이들을 다시 10개 등급으로 재평가한다는 게 골자다. 재평가 기준은 상환ㆍ대출실적, 연체 이력, 대출ㆍ보증규모 등이다. 만약 기존 7등급으로 평가받았던 개인에 대해 세분화 및 재평가 결과 6등급 수준의 상환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에 상응한 대출금리 혜택을 주는 식이다. 금감원과 KCB등은 저신용층의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시스템의 개발을 준비해 왔다.

지난 3월말 기준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는 660만명에 달한다. 이 중 3분의1 이상인 250만명 가량이 제도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연 30% 이상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7등급 이하 저신용층의 절대수가 급증하고 있어 저신용층의 등급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졌다"면서 "기존의 신용평가 툴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저신용층의 금리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정 계층에게만 부적절한 금리인하 혜택이 주어진다면, 기존 신용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 등 부작용이 올 수 있다"면서 "전체 신용평가 체계는 유지하되 최근 급격히 불어난 저신용층에 대한 세분화 평가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