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문화 흥미롭다는 서울시 유학생 인턴들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세계를 누비는 글로벌 인재답게 눈빛이 또렷하다. 입가에 머금은 미소에서는 당찬 기운이 감돈다.
어렵고 낯선 환경 속에서 시작한 6주 간의 인턴생활.
“한국의 기업문화는 어떨까?”, “얘기는 잘 통할까?” 등 처음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어느덧 업무에 적응하고 있다.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서울을 알고 한국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9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근무에 임하고 있는 유학생 인턴을 만났다.
주인공은 일본인 이코마 유리(25·여, 국제협력과)와 중국인 추이리엔후아(41·여, 투자유치과) 그리고 불가리아 출신의 이리나 시메오노바(30·여, 서울글로벌센터)다.
서로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에서 타국생활의 외로움은 온데간데없었다.
이화여대에서 광고홍보학을 공부하고 있는 이코마 씨는 한국생활이 3년 반째다.
현재는 국제협력과에서 SNS를 통해 서울시의 ‘글로벌 서울 메이트’ 프로그램을 알리고 관련 내용의 번역 업무를 담당한다. 본국에 서울을 소개하는 홍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본의 문화 콘텐츠가 한국에 홍보가 잘 안돼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그는 “앞으로 양국의 문화를 잘 이해해 문화 콘텐츠를 수출하고 유통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처음 한국에 올 때는 외국인들을 위한 정보 전달이 잘 되고 있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지금은 업무를 배워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심지어 한국의 기업문화를 경험하는 게 재미있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다.
추이 씨는 중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중국에서는 로펌을 운영 중이다.
이런 경력을 살려 투자유치과에서 서울시가 주도하는 중국 내 금융업계와의 접촉을 지원하고 있다. 소속 공무원들이 법률적 자문을 구할 정도로 전문성이 뛰어나다. 부서에서는 “대단한 인재가 들어왔다”고 감탄까지 나온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한국 내 로펌들과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 관계를 넓혀가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리나 씨는 이번 인턴과정에 참여한 유일한 불가리아 출신 유학생이다. 대학시절 한국학을 전공한 그는 4년 전 한국 정부의 장학금 지원을 받고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현재는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민원인 상담과 통역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턴생활을 앞두고는 한국 기업들이 업무가 많아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업무가 생각보다 탄력적이어서 문화를 익히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며 웃었다.
평소 된장찌개를 즐긴다는 이리나는 돼지갈비 얘기가 나오자 엄지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한국과 유럽 간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그는 “사람들이 불가리아 하면 요구르트하고 베르바토프(맨체스터 Utd 소속 축구선수) 밖에 모른다”며 “지금은 유럽시장 내에서 주류가 아닌 한류를 반드시 주류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인턴 과정은 서울시의 ‘제10기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된다. 36명 선발에 지원자 170명이 몰려 5:1 정도의 만만치 않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은 오는 8월 10일까지 총 6주 간 근무에 임한다.
7월 중에는 3개 팀으로 나눠 서울 시내 한 노인 복지관을 방문해 봉사활동에도 참여한다. 오는 20일에는 한강 유람선 체험 등 서울투어에도 나설 계획이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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