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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이명박 대통령 제93차 라디오·인터넷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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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여름휴가 때는 국내여행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행히 이번에 내린 비로 가뭄이 거의 해갈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마는 농민들 시름을 덜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장마걱정을 또 하게 됩니다.


저는 지난달 17일부터 열흘 간 멕시코 로스카보스 G20 정상회의와 브라질 리우국제환경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서, 칠레, 콜롬비아를 순방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콜롬비아 방문에선 한-콜롬비아 FTA협상을 최종 타결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콜롬비아는 우리와 인구도 비슷한 자원부국으로, 이번 FTA협상 타결을 계기로 칠레, 페루와 함께 남미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긴장감이 가득했습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세계 모든 나라가 금년 경제성장전망을 낮추고 있습니다. 우리도 성장률을 부득이 3.7%에서 3.3%로 낮췄습니다. 하지만 서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물가는 2% 대로 안정시킬 것입니다.


2008년 이후 우리 경제 체질이 강화되었기 때문에, 이번 위기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마는, 정부는 조금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비상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출 전선에도 빨간 불이 켜지고 있지마는, 내수까지 위축되어선 안 됩니다. 내수가 조금 좋아지면 지역과 서민경제, 서민들 일자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고, 특히 국내 관광산업이 그 영향이 큽니다.


우리 국민의 연 평균 여행일수는 7일인데, 하루만 더 국내 여행을 하면, 수요는 2조 5천억 원이 늘고 일자리도 5만 개나 창출됩니다. 이 때문에 최근 많은 기업들이 국내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고, 지역관광 활성화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90% 이상이 금년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낼 계획이라고 답했고, 휴가비도 조금 늘었습니다.


정부에서도 여행, 문화 바우처를 통해 취약계층의 관광활동을 지원하고 있고, “대한민국 구석구석” 모바일 앱 기능을 향상시키는 등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금년 적절한 시점에 제대로 된 휴가를 가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거듭되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구슬땀을 흘리며 정말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서 잠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근래 대한민국에 가 볼 데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몇 곳을 오늘 추천할까 합니다. 지난 해 이맘 때 여러 곳을 소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그 곳에 다녀오신 분들이 다들 우리나라에 이렇게 훌륭한 곳들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고 말씀하셔서, 정말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그 밖에도 우리나라 구석구석에는 숨겨진 좋은 여행지들이 정말 많습니다.


전국 1,800 킬로미터 4대강 자전거길을 따라서 각 지역의 독특한 멋과 정취를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4대강 자전거 종주 인증자가 벌써 만 명을 넘어섰고, 외국인들의 관심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미 일본 자전거 마니아들이 여행 중에 있고, 가을에는 단체로 자전거 투어를 올 계획이라고 합니다. 유럽이나 북미 쪽 사람들도 내년쯤이면 많이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임진강 임진마을은 황복으로 유명하고, 인근 율곡리 화석정은 율곡 이이가 제자들과 학문을 논했던 장소입니다.


영월 한반도 마을은 동강과 서강의 두 물결과 첩첩한 산자락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합니다.


금강 길에는 옥천 도리뱅뱅이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 인근에 아름다운 서정시 '향수'로 유명한 시인 정지용 생가가 있고, 1500년이 넘는 신라 고찰 용암사에서는 장엄한 해돋이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진안 원촌마을은 말의 귀 모양을 한 마이산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낙동강 길에 있는 영주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라고 해서 무섬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내성천과 서천이 합류해 마을 전체를 태극 모양으로 한 바퀴 휘감고 있고, 예전에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외나무 다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함양 개평마을은 선비의 마을로 수려한 누각과 정자, 고택이 즐비합니다. 조선 성리학의 대가인 일두 정여창이 태어난 마을로, 일두 고택에선 조선 사대부가의 정신적 품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섬진강 쪽으로는 징검다리와 아홉 구비 물줄기가 만든 임실 구담마을의 절경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영산강 길을 달리다 보면, 전라도 삼백리를 흐르다 영산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무안 하늘백련마을이 있습니다. 원래 갯벌이었던 이곳에는 이제 은은한 백련이 피어 있습니다. 저녁에 달 뜰 때도 좋고, 바람이 연잎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3천 개가 넘는 섬이 있고, 사람이 살고 있는 섬도 500여 개에 이릅니다. 자연이 깎아 놓은 조각으로 불리는 여수 백도, 짝지 해변이 유명한 신안 가거도와 같은 국토 끝섬의 매력적인 피서지를 찾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여수세계박람회가 한창입니다. 이제 휴가철과 방학이 시작되었고, 좀처럼 보기 힘든 기회이니 많이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형편 상 여행을 갈 수 없는 분들도 계시겠지마는, 국민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휴가길, 물놀이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 주시길 부탁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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