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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체납 증가.. "자활 복지프로그램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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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1. 김영희(50·가명)씨는 지적정신 장애2급을 가진 성인 딸과 함께 부산에 있는 영구임대에서 보증금 211만원에 월 임대료 4만3000원을 내고 살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비만으로는 딸의 병원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임대료가 체납돼 보증금에서 임대료를 까먹기 시작했다. 일자리를 찾을까도 생각했으나 정기적인 수입이 생기게 될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그럴 경우 일반세대로 편입돼 보증금이 400만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갑자기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워 우선은 체납을 선택했다.


#2. 경기도 양주일대 국민임대 아파트는 임차인의 절반 이상이 기존 관리비마저 제때 납부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1일 재갱신을 앞두고 인상된 보증금과 월 임대료로 이들은 거리로 내쫓길 판이다.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한 서민들의 임대료 체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사회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 5가구 가운데 1가구 꼴로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체납가구수와 체납률은 2007년부터 6년째 증가, 장기체납자에 대한 자활사업 등 복지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입주자들 입장에서 가장 비용이 저렴한 것은 영구임대주택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활보호자들과 모자가정과 국가유공자 등이 입주한다. 면적은 40㎡이하로 임대주택들 가운데 가장 좁다. 월임대료는 4만∼5만원이고 여기에 전기료와 난방비 등을 합치면 월 20만원 안팎의 관리비가 나온다. 하지만 기초생활대상수급자들에게 몇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국민임대주택은 30년 동안 임대하는 주택으로 사실상 영구임대주택의 효과가 있을만큼 임대기간은 길다. 국가 재정이 30% 투입되고 국민주택기금 융자 40%, 그리고 임대주택을 짓는 시행사에서 임차인들에게 보증금 등을 받아 나머지를 충당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전용 50㎡미만의 국민임대주택이다.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소득의 70%에 미달하는 사람들 중에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공급된다. 취로사업, 식당일, 막노동 등으로 생활하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이들 역시도 임대료를 내지 못해 언제 퇴거당할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


LH 관계자는 "각 지역 관리사무소를 통해 건축일이나 잡역을 하다 일자리를 잃었거나 일당을 못 받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서 "관리비를 아끼려 여름철에는 선풍기 조차 못 틀고, 겨울엔 전기담요만 쓰고 온수도 안쓰는 사정을 아는데 납부하라고 독촉하기도 그렇고, 마냥 놔둘 수도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LH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18평짜리 임대아파트를 지을 때 평균 1억원이 빚으로 남고 많지 않은 보증금도 부채로 잡히게 돼서다. 여기에 운영하고 유지보수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그 이상의 돈을 쏟아부어야한다. 그런데 공공임대 아파트의 연체료가 5가구에 1가구 꼴이다 보니 재정은 재정대로 투입되고, 부채는 늘어나는 구조다. 체납으로 내쫒길 운명에 처하거나 오랫동안 임대아파트 입주를 기다린 이들에게 지탄을 받기도 한다.


일부에선 임대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의 자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분양 당시 국민기초생활수급자였던 입주자의 소득이 늘어나면 보증금과 임대료가 할증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아예 소득활동을 하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로 남아있는 주민도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아파트 주민이 장기 체납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체납 초기부터 해당 주민에게 퇴거될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주민과 사회복지단체를 연결해 장기 체납을 막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김준환 서울사이버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영구임대 아파트의 경우 오래 전부터 고령화, 슬럼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었다"며 "주택과 복지정책이 연계돼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실현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문도 클린코21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사회복지단체가 임대주택 장기체납자 등의 취약계층을 발굴해 자활사업을 유도하는 등 적절한 사회복지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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