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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명장면, "잊혀진 사랑이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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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기세 좋게 내리던 장맛비도 주춤해진 토요일. 이날 기상청은 30도를 웃도는 무덥고 습한 날씨를 예고했다. 쏟아지는 비가 싫지 않았고 무심하게 쾌청한 하늘이 벌써부터 지루하다면 영화로 감성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 속 '비'에 얽힌 사랑 테마를 정리해보았다.


◆ "짧지만 아름다운 사랑…"

빗속 명장면, "잊혀진 사랑이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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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변두리의 작은 사진관을 물려받게 된 정원(한석규 분)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30대 중반의 남성이다.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된 그에게 어느 날 다림(심은하 분)이 등장,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그에게 다림의 존재가 일상적이면서도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을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모습이 담긴 빗 속 우산 장면. 비에 젖은 다림을 우산 안으로 감싸 안는 정원의 모습이 애틋하면서도 슬프다.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나오는 정원의 목소리.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 준 당신께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8월의 크리스마스, 1998년)

◆ "잊혀진 사랑이 깨어났다…"

빗속 명장면, "잊혀진 사랑이 깨어났다"

대학에 다니는 지혜(손예진 분)는 수경(이수인 분)과 동시에 연극반 선배 상민(조인성 분)을 좋아하지만 수경의 부탁으로 상민에게 보낼 편지를 대필하게 된다. 또 이 편지로 가까워진 두 사람을 보면서 상민을 멀리 하는 지혜. 비 내리는 날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장면에서 지혜의 복잡 미묘한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멀리서 상민을 발견한 지혜는 가지고 온 우산을 일부러 버려둔 채 거리로 뛰쳐나간다. 나름 소심한 여우짓을 한 셈이다. 이를 본 상민은 옷을 벗어 씌어주고는 함께 빗속을 함께 달린다. 굵직한 빗줄기로 보이는 이들의 환한 표정만이 사랑이 다가왔음을 짐작케 해 줄 뿐이다.(클래식, 2003년)


◆ "사랑을 느끼는 신비한 기억…"

빗속 명장면, "잊혀진 사랑이 깨어났다"

국문학과 82학번인 서인우(이병헌 분)는 어느 날 82학번 인태희(이은주 분)을 만나게 된다. 적극적이고 당돌한 성격을 지닌 태희. 자신의 우산 속에 냉큼 뛰어들어온 그녀의 존재로 인해 인우의 가슴은 설렘으로 가득차고 나날이 추억도 쌓여간다. 하지만 군입대라는 이별의 순간이 찾아옴과 동시에 이들이 공유한 시간은 위로라는 이름으로 기억 속에 봉인된다. 시간이 어느덧 많이 흘러 고등학교 국어교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인우. 아직도 태희를 잊지 못하는 그에게 비란 언제나 신비로운 추억의 상징이다. 각인이라는 단어가 무색한 첫사랑의 기억은 그의 내레이션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나지막한 인우의 목소리,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번지 점프를 하다, 2001년)


◆ "녀석들의 진짜 로맨스…"

빗속 명장면, "잊혀진 사랑이 깨어났다"

시골에서 막 서울로 전학 온 한경(이청아 분). 서울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그녀의 서울 생활은 마냥 고달프다. 허둥대면서도 특유의 순박함으로 상황을 버텨나가는 그녀에게 반하는 원조킹카 반해원(조한선 분). 하지만 그녀에게 반한 것은 해원뿐이 아니다. 옆 학교 짱 정태성(강동원 분) 역시 한경에게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강한 주먹과 고집으로 똘똘 뭉친 태성이지만 빗속에서 한경의 우산 속으로 뛰어 든 그의 모습은 순수한 해맑음 그 자체이다. 수많은 10대들의 가슴을 뒤흔든 명장면으로 꼽힌다.(늑대의 유혹, 2004년)


◆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빗속 명장면, "잊혀진 사랑이 깨어났다"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민아(임수정 분)은 누가 봐도 철없고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변변한 친구하나 없이 지루한 학교생활을 하는 민아. 그러던 어느 날 빌라 아래층으로 이사 온 대학생 영재(김래원 분)가 그녀에게 다가온다. 이웃사촌이라는 핑계로 건들대는 영재가 영 마음에 안 드는 민아는 심드렁한 말투와 행동으로 번번이 그와 시비가 붙어버린다. 하지만 이런 날들이 하루 이틀 쌓이면서 영재는 어느덧 그녀에게 소중한 존재로 자리 잡는다. 영화는 비록 우리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추억의 힘'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말한다.(ing, 2003년)




장인서 기자 en1302@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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