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비밀 계획, 은행 폐쇄, 화폐개혁'
영국 싱크탱크 '캐피털 이코노믹스'가 내놓은 최선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출구전략이다. 어쩔 수 없이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해당 국가가 취할 수 있는 수순을 미리 보여준 셈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그리스 같은 국가가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유로존을 탈출하는데 필요한 18가지 항목들을 제안했다.
먼저 총리,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등 극소수 정책당국자들이 한 달간 비밀리에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시장의 패닉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어 유로존 탈퇴를 선언함과 동시에 은행을 폐쇄하고 일시적인 자본 통제를 발표하고 사흘뒤에는 유로존 회원국들에 탈퇴 사실을 정식 통보한다.
이후에는 자국 화폐를 도입하며 유로화와 1대 1의 교환비율을 정해야 한다. 임금과 은행 예금 및 대출도 마찬가치다. 시장원리에 따라 새 통화가 자연스럽게 평가절하된다.
이 방안은 영국 의류체인업체인 '넥스트(NEXT)'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보수당 지지자인 사이먼 울프슨이 25만파운드의 상금을 걸고 내건 '최선의 유로존 출구전략' 공모전의 최우수작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로저 부틀 국장은 5일(현지시간) 열린 시상식에서 "유로존의 문제를 푸는 쉬운 해결책이 아니라 그리스 같은 국가가 유로존을 탈퇴할 때 필요한 실용적 가이드를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금을 내건 울프슨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이번 공모는유로존 붕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상을 유로존 합류에 회의적인 영국의 정치적 상황을 이용해 벌인 회사 광고라고 비난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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