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신규 주문이 급감하면서 미국의 제조업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위축국면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 회복세를 이끌어왔던 제조업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커졌다.
미국 공업관리자협회(ISM)의 6월 미국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는 49.7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달 53.5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PMI지수가 50이하인 경우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ISM PMI가 50을 하회하는 것은 3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블룸버그통신 및 다우존스와이어 등은 미국 제조업 PMU가 전달에 비해 소폭 떨어진 52 가량을 예상했다.
제조업이 그동암 미국 경제 회복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유로존 위기와 미국 경제의 재정 정책의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제조업을 통한 경제회복 모멘텀이 사라지는 것은 미국 경제에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사실상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이제 미국 경제의 회복과 동의어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류션의 조 마님보 애럴리스트는 "(이번 ISM 지표가 50을 하회한 것은)오랜 기간 동안 미국 경제에서 유일하게 잘나갔던 제조업이 위축되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경기부양을 위해 3차 양적완화에 나서게 될 확률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ISM PMI가 이렇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ISM측은 "유럽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낙관론이 전문 패널 사이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영국의시장 조사기관인 마켓잇 조사에서도 미국의 제조 기업들은 경기가 일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마켓잇의 PMI 조사치는 52.5를 기록, 전달 54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에 ISM이 발표한 지표에서는 미국 제조업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ISM 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신규주문 감소다. 5월에 60.1을 기록했던 신규주문은 6월에 47.8로 급락했다. 신규주문이 줄어든 것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며, 이번과 같은 큰 폭의 낙폭은 2001년 10월 이후 처음이라고 ISM 측은 밝혔다.
다행히 고용지표는 큰 변화가 없이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며 56.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눈은 7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유로존 6월 마켓잇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과 같은 45.1을 기록, 11개열 연속 경기 위축 국면을 보이며, 중국과 일본 역시 해외 수출이 급감하고 등 미국의 대외 수출 환경 역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산지수는 전달 55.6에서 51로 하락했다. 재고지수는 전달 46에서 6월에는 44로 떨어졌다. 수출의 경우에는 전달 53.5에서 6월 47.5로 하락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조업이 가격에 대한 압박을 덜었다는 점이다. 4월 61.0, 5월 47.5를 기록했던 가격지수는 37로 크게 하락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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