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영화 한 편을 담았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온라인게임에 한 편의 영화를 담았다." 최근 상용화 이후에도 30만에 달하는 사용자들을 수용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은 다른 경쟁 게임들과 다른 점이 있다.
게임 속에서 영화 한 편에 해당하는 1시간 30분의 영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게임과 영화의 경계를 허무는 이 작업은 게임이 '넥스트 시네마'가 될 것이라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생각과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개발자들의 노력으로 빛을 보고 있다.
블레이드&소울의 핵심 개발자들이 6년의 개발 기간 동안 염두에 뒀던 것은 한 편의 무협 영화를 게임 속에 녹여내겠다는 것이었다. 개발자들은 중국과 한국의 전통 무예를 비롯해 이종격투기, 무에타이, 팔극권 등의 동작을 게임 캐릭터가 마치 영화 속 등장인물처럼 펼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인기 있는 모든 무협 영화를 섭렵했다.
한국과 중국 등 동양의 문화를 아우르는 정서가 무협 영화에 포함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개발을 총괄한 배재현 프로듀서(PD)는 "블레이드&소울에 정통 무협의 요소를 모두 담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한국이나 중국 등 동양의 사용자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코드를 합친 결과"라고 말했다.
무협 영화에 등장하는 움직임을 게임에서 구현하는 것은 프로그래머의 몫이다. 홍석근 리드프로그래머는 "무협 게임이라는 컨셉에 맞춰 빠르게 달리는 경공과 전투 등 게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두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빠른 속도로 게임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펼쳐지다보니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안정성이다. 홍 프로그래머는 "많은 양의 콘텐츠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느냐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0명의 성우가 참여한 800여명 등장인물의 목소리와 2만여 개의 생생한 효과음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게임 중간에 삽입된 영상은 최형근 테크시네마팀장에 의해 만들어졌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 개발 초기부터 '넥스트 시네마'를 염두에 두고 이 팀을 운영했다. 최 팀장은 "30분 정도의 영상을 제작하는 데 사전 제작부터 후반 작업까지 포함해 약 6~7개월 소요된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고 화려한 액션 동작을 만들기 위해 '놈놈놈', '이퀄리브리엄' 등의 영화도 참고 했다. 게임을 즐기면서도 영화를 보는 것처럼 빠져들게 하는 것이 최 팀장의 목표였다.
게임을 통해 영화의 감동을 전하겠다는 블레이드&소울 개발진들의 바람은 현실이 되고 있다. 외산 게임 디아블로3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던 이 게임은 지난달 30일 유료 서비스 전환 후에도 3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은 안정적으로 수용하며 장기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게임 성공의 바로미터인 PC방 점유율에서도 2일 기준 20.03%를 기록하며 디아블로3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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