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시스 "내주 해명 기자회견" vs 산리오 "법이 시비 가려줄 것"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올 초 헬로키티 캐릭터를 두고 벌어진 한-일 기업 간 법정 다툼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관련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기각, 뒤이은 반박 기자회견까지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헬로키티 국내 라이선싱 대행업체였던 아이시스컨텐츠(이하 아이시스)는 다음 주 캐릭터 개발사인 일본 산리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이시스는 이 자리에서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한 산리오가 우리를 상대로 무리한 고소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간 갈등은 올 1월 아이시스가 산리오코리아를 경찰에 고소하며 시작됐다. 아이시스는 "산리오가 지난해 말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고, 산리오는 "지난해 실시한 감사를 통해 아이시스의 로열티 누락이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아이시스가 로열티 규모를 허위 보고해 45억원 가량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일본 산리오는 2월 아이시스를 검찰에 고소하며 맞섰다.
지난주 말 검찰이 김영철 아이시스컨텐츠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됐다. 영장은 기각됐지만, 이를 계기로 양 사는 '끝까지 가보자'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시스 관계자는 "우리가 고소한 경찰 수사 결과가 자신들에게 불리해지자 산리오가 우리를 압박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며 "엄벌을 받아야 하는 건 오히려 산리오 쪽"이라고 강변했다. 이 관계자는 "영장청구 소식이 알려지자 우리가 잘못한 것인 양 오해를 받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과 함께 산리오의 잘못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리오 측은 아이시스의 주장에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산리오 관계자는 "검찰을 통해 아이시스를 압박한다는 말은 비상식적"이라며 "검찰이 보기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으니 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겠느냐"고 답했다. 산리오는 "우리는 수사과정에 충실히 응하고 있는 만큼 법적 결과가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표가 속해 있는 한국캐릭터산업협동조합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대표는 캐릭터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회사 간 갈등이니 우리가 말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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