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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빅뱅'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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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큰 주인이 좋은 주인은 아니다

신한금투, 경영체력 없이 몸집만 키웠다
지주사 등과 시너지 전략 실패
우리투자는 업계 1·2위 다퉈


연초 10조원을 오르내리던 하루 거래대금이 최근 4조원대로 줄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0.5%에 육박하던 수수료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스마트폰을 통한 거래로 어느새 0.01%대까지 떨어졌다. 많이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이 40%에 달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다.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10년동안 금융지주사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웠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은행, 보험 등 지주사 산하 계열사들과 시너지 창출도 아직은 미흡하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금융지주사 계열로 편입되기 전보다 오히려 뒷걸음질 치기도 했다.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듯 금융지주사들은 국내 금융시장 '빅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10년간 금융지주사에 인수돼 인수합병(M&A)을 거친 증권사들의 어제와 오늘을 통해 올바른 국내 증권, 나아가 금융산업의 M&A 방향을 짚어본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송화정 기자]새천년이 시작된 2000년. 굿모닝증권(현 신한금융투자)은 증권사 톱랭킹에 자리해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쌍용그룹이 쓰러지며 쌍용이 굿모닝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대형사로서 위상은 건재했다. 이후 2002년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후 신한증권과 합쳐 굿모닝신한증권으로 새출발을 했다.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던 신한은행이 중심이 된 지주사 산하가 된데다 신한증권까지 합쳤으니 굿모닝신한증권의 앞날은 창창해 보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2년 신한금융투자의 국내 증권사 순위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2년 3월말 기준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6위, 영업수익 기준으로는 18위다. 합병 전에는 항상 5대 증권사에 포함됐었다. 대형사를 상징하는 5대 증권사에서 밀려났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5대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모두 3조원을 넘는다. 헤지펀드 등 새로운 대규모 사업을 할 최소 기준이 자기자본 3조원이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자본시장법이 통과돼 헤지펀드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바로 시작할 수 없다. 신한금융투자의 사례는 큰 주인이 항상 좋은 주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증권사 '빅뱅'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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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금융지주에 편입된 회사들이 모두 뒷걸음질 친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투자처럼 금융지주에 편입된 후 합병까지 한 우리투자증권은 금융지주 산하에서 순위를 꾸준히 끌어올렸다. 우리투자증권은 2005년 3월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이 합병해 탄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012년 자기자본 기준 2위, 영업수익 기준 4위다. LG투자증권 시절인 2004년 6월엔 자기자본 8위, 영업수익 17위였다. 우리투자증권은 합병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현재 증권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1990년대까지 30년 가까이 국내 증권업계를 호령하던 대우증권도 산은지주 우산에서 업계 1위에 복귀했다. 대우증권은 2004년 6월, 자기자본 기준 3위까지 밀렸었다. 당시 영업수익 기준 4위였다.


똑같이 국내 금융업계를 선도하는 대형 금융지주에 편입됐지만 이같은 차이가 생긴 이유는 뭘까. 지주사 및 계열사와 시너지 전략 실효성 여부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09년 업계 최초로 사명에서 '증권'을 떼고 '금융투자'로 이름을 변경하면서 종합금융회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증권부문에서의 성장이 오히려 둔화됐고 금융지주 계열사로서의 시너지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옥토' 브랜드를 통해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 등 기존 브로커리지 업무 외의 분야에서도 선도회사로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홍콩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도 적극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100세시대연구소'를 만들어 은퇴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우증권 역시 홍콩법인이 흑자를 낸데 이어 자본금을 3억달러로 늘릴 정도로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하고 있다. 은퇴시장에서도 미래설계연구소를 만들고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홍성국 전무를 소장으로 임명, 초기시장 선점에 나섰다.


신한금융투자 직원들은 뒷걸음질 원인을 은행 시각으로 증권사를 경영하기 때문이라고 탓하고 있다. 은행적 사고로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는 증권업계 트렌드를 따라가는 데도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한창 열풍이 불었던 자문형 랩 시장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진출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필수 기자 philsu@
송화정 기자 pancak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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