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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그대로’ 김병현, 무엇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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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은 그대로’ 김병현, 무엇이 문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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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1720일만의 승수 쌓기는 또 한 번 실패로 돌아갔다. 13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넥센)이다.

김병현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7피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삼진 6개를 잡아냈지만 볼넷 5개(1사구)를 허용하며 또 한 번 제구 난조를 노출했다. 김병현은 지난 1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3.2이닝 동안 볼넷 8개를 내주며 패전의 멍에(6실점, 4자책점)를 쓴 바 있다. 특유 강약 조절은 거의 발견할 수 없었다. 제구 난조에 구위마저 줄어들어 상대의 노림수에 속속 걸려들었다. 가장 약점을 보인 건 변화구. 특히 24개를 던진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 타자의 배트를 유혹하기 역부족했다. 최고 구속도 129km에 머물렀다. 56개 가운데 25개가 볼로 연결된 직구도 형편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구는 물론 회를 거듭할수록 심각한 구속 저하를 보였다. 최저 구속은 133km였다. 잇단 난조에 투구 수는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프로야구 데뷔 이후 가장 많은 98개를 던졌지만 소화한 이닝은 5이닝에 불과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김병현은 1999년부터 2007년까지 메이저리그 394경기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5개 이상 볼넷을 내준 경기는 여덟 차례에 불과했다. 매 경기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를 요리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 같은 모습은 재현되지 않고 있다. 올 시즌 나선 4경기 가운데 벌써 2경기에서 볼넷 5개 이상을 허용했다. 지난 1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생애 최다인 8개를 내주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 당 볼넷이 4.02개였던 점과 리그 수준 등을 감안하면 최악의 난조가 아닐 수 없다. 투구 스타일이 바뀐 건 아니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날카로운 제구보다 직구의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수에 더 가까웠다. 메이저리그에서 오른손(0.318)과 왼손타자(0.281)를 상대로 홈런을 제외한 인 플레이된 타구의 안타 확률(BABIP)은 비교적 모두 높았다. 반면 9이닝 당 평균 삼진(K/9)은 무려 8.6개나 됐다. 이 같은 경향은 한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김병현은 이날 안치홍, 최희섭, 송산 등을 상대로 삼진 6개를 솎아냈다. 5경기에서 기록한 K/9은 8.9개다. 여전히 특유 삼진 유도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셈이다.

‘스타일은 그대로’ 김병현, 무엇이 문제였나?


그렇다면 김병현은 왜 잇단 등판에서 거듭 쓴잔을 마시는 걸까. 경기 뒤 그는 “지난 경기보다 컨디션은 좋았지만 결과가 나빠 아쉽다”며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직구, 체인지업, 싱커 등 던질 수 있는 변화구를 모두 던졌던 게 역효과로 연결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변화구를 통해 타자의 배트를 효과적으로 유도해내지 못했다는 자책이다. 이는 곧 적잖은 볼넷으로 연결됐고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이를 끈기있게 지켜본 김시진 넥센 감독은 “경기 초반 주도권을 빼앗겼다”며 “우리 팀 투수들은 볼넷을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김병현은 “98개를 던졌지만 강판 이후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근육이 뭉치지도 않았다”며 “정상적인 로테이션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감독은 “너무 많은 휴식은 투수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한 뒤 “김병현의 몸 상태가 아직도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선발에 비해 빈약한 불펜으로도 돌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도 설명했다. 김병현의 정상 컨디션 회복은 다양한 포지션 소화의 청신호를 의미한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구원투수로 더 위력을 발휘했다. K/9은 선발 등판 때보다 3개 이상 많은 10.5개였다. 역대 메이저리그 대표 마무리로 손꼽히는 트레버 호프먼(9.4개), 마리아노 리베라(8.3개), 리 스미스(8.8개), 리치 고시지(7.7개), 롭 넨(10.1개), 존 프랑코(7.0개), 데니스 에커슬리(8.8개) 등을 모두 뛰어넘는 기록이다. 김병현을 앞서는 건 빌리 와그너(11.9개) 정도뿐이다. 넥센 코칭스태프가 그간 보인 정성에 이제는 김병현이 화답할 차례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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