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극심한 소비 침체에 백화점 구매고객들도 짠물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에 보기 좋게 진열된 정상상품 대신 행사장 매대에 누워있는 이월ㆍ행사상품을 구매하고, 집으로 날아오는 백화점 쿠폰북은 예전보다 꼼꼼히 챙기고, 모이면 싸지는 공동구매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트렌드에 민감하고 보다 여유 있는 쇼핑을 원하는 백화점 고객들이 다소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가격'에 초점을 맞춘 '짠물'소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신세계백화점이 올 상반기 고객들의 쇼핑 패턴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행사상품의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17.1% 였던 행사상품 매출 비중은 3월에는 18.2% 까지 늘어났고 지난 달에는 19.1%까지 증가했따.
이상 기온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정상상품이 제 때 팔리지 못해 이월 상품행사가 전년에 비해 늘어난 데다 경기 불황에 대비해 업체들이 정상상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올 최신 트렌드 기획상품 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아웃도어웨어와 용품, 구두 등은 유행을 타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이 정상매장보다 행사장에서의 구매를 선호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매달 1~2회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발송되는 DM에는 백화점의 각종 행사 안내는 물론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쿠폰북이 들어있다.
쿠폰북에는 생필품은 물론 이불, 그릇, 가전, 가구 등 생활용품과 선글라스, 셔츠, 블라우스, 등산화, 모피 등 패션상품에 이르기까지 백화점 모든 장르의 대표 상품들이 적게는 100개에서 많게는 300여 개까지 들어있다.
오일, 쨈, 주스, 통조림 등 가공식품은 물론 세제, 티슈, 샴푸, 기저귀 등 생필품은 마트보다 저렴하고 육류, 과일 등의 신선식품도 당일판매가에서 10~20%이상 싸게 판매한다.
다양한 상품들이 마트보다 싸게 혹은 그에 준하는 가격으로 기획, 판매되지만 한정 수량만 기획되는 경우가 있어 행사 초반에 품절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러한 쿠폰 상품이 행사 기간 중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올 상반기 4%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해 업계 최초로 진행한 공동구매 이벤트를 올 상반기 3배 이상 늘렸다. 공동구매란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모이면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을 말하며, 가격 부담이 큰 전자제품과 가구, 주방용품 등 생활용품 위주다.
GEㆍ월풀 냉장고,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 AEG 세탁기, 린나이 전기렌지, 브라운 면도기 등 전자제품부터 실리트 찜솥, 르쿠르제 냄비 등 주방용품, 명품 가구 카시나 의자, 온돌 침대, 대리석 식탁 등 가구까지 올 상반기에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유명 브랜드 제품 위주로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공동구매시 적게는 20%, 많게는 60%까지 할인되기 때문에 일반 주부 뿐 아니라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도 혼수를 준비하기 위해 적극 이용하고 있다.
공동구매는 보통 온라인을 통해 주로 이뤄지지만,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고객층과 판매처에 대한 신뢰 문제로 백화점 공동구매가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벤트에 나오는 제품들도 인기 모델의 파격가 제안이기 때문에 대부분 완판된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이러한 고객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보다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다채롭게 기획하고 있다.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신세계 본점 6층 이벤트홀에서는 패션 그룹 아이올리의 플라스틱 아일랜드, LAP, 에고이스트, 매긴나잇브릿지 브랜드가 참여하는 '아이올리 페스티벌'을 열어 다양한 패션상품을 50~7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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