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기업들이 노동규제에 대해 느끼는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10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기업부담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규제 항목이 작년보다 17포인트 상승한 120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정부가 작년말부터 장시간 근로를 문제 삼으면서 시작된 연장근로 준수 감독 강화와 교대제 개편이 기업들에게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고 연장근로 한도에 제한이 없는 특례업종도 축소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정치권은 비정규직 사용제한 및 보호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공약을 발표하고 청년의무고용할당제 등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전체 부담지수는 ‘103’으로 전년(101)보다 다소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조세(109→ 112)와 규제(92→ 99)는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준조세(102→ 99)는 감소했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조세 부문에서는 법인세(124), 부가가치세(109), 부동산보유세(103) 순으로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준조세의 경우 4대보험(140), 부담금(94), 기부금(62)의 순으로, 규제 부문은 노동(120), 환경(106), 입지?건축(85), 진입(84)규제 순으로 부담 강도가 높았다.
작년과 비교해보면 노동규제(103→ 120), 부동산 보유세(90→ 103), 환경규제(101→ 106) 등의 항목에서는 부담이 증가한 반면, 법인세(129→ 124), 부담금(102→ 94), 기부금(67→ 62) 등은 감소했다.
상의는 “부동산 보유세 부담증가는 공시지가 현실화에 따른 영향으로 보이며 법인세 부담은 과표 2억 초과 200억원 미만 구간의 세율이 인하(22%→20%)로 인해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규모별로 대기업(104)이 중소기업(102)보다 더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작년에 비해 중소기업 부담이 더 많이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106)이 제조업(100)보다 부담지수가 높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103으로 차이가 없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수도권 기업의 부담은 다소 줄었고 비수도권 기업의 부담은 증가했다.
2010년부터 조사된 기업부담지수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지고 있는 각종 의무에 대해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지수로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권혁부 대한상의 금융세제팀장은 “유럽재정 위기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여러 공약을 내놓고 있다”며 “경제활력 제고와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감세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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