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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치열하고 험난했던 韓 축구 월드컵 도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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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치열하고 험난했던 韓 축구 월드컵 도전사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최강희 호'(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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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브라질을 향한 첫 걸음을 가볍게 뗐다. 대표팀은 지난 9일 새벽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첫 경기에서 카타르에 4-1 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1승을 거둔 이란에 골 득실차에서 앞서며 조 선두로 올라섰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8회 연속, 통산 9번째 월드컵 본선에 도전하는 한국으로서는 무척 기분 좋은 출발이다.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펼쳐지는 건 1950년 제4회 대회 이후 64년 만이다. 제20회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요약해본다.

1950년 브라질 대회는 한국이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뒤 처음 맞은 월드컵이다. 대회 기간이던 6월 24일부터 7월 16일까지 한반도는 한국 전쟁의 포연으로 가득했다. 4년 뒤 열린 스위스 대회에서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티켓은 한 장이었다. 대만의 기권으로 승부는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당시 두 나라의 국교는 정상화되기 전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강력한 대일 정책까지 더 해져 두 차례 경기가 모두 도쿄에서 치러졌다. 첫 경기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황금 다리’로 불린 최정민의 두 골 등에 힘입어 5-1로 승리, 사실상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2차전에서는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미숙으로 예선 참가 신청서를 제때 내지 못해 출전이 불발됐다. 당시 아시아-아프리카 예선에 나선 아시아의 나라는 중화민국(대만), 중화인민공화국(중국), 인도네시아, 홍콩 등이었는데 정치 문제가 얽힌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스라엘이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대표해 웨일스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이때 이스라엘은 아시아축구연맹 산하에 있었다. 이스라엘은 1956년 제1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에 이어 준우승하는 등 아시아권에서는 수준급 경기력을 자랑했지만 웨일스에 홈과 원정에서 모두 0-2로 완패해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치열하고 험난했던 韓 축구 월드컵 도전사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1962년 대회는 대지진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칠레에서 펼쳐졌다. 아시아 지역 예선에는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가 출전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돌연 기권을 선언, 또다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한국은 1960년 11월 효창구장에서 펼쳐진 홈경기에서 정순천의 두 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1961년 6월 도쿄에서 치른 원정경기에서도 2-0으로 승리했다. 현재는 인조 잔디 구장으로 바뀌었지만 당시 효창구장은 제 2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치르기 위해 만든 국내 유일의 천연 잔디 구장이었다. 한국은 유고슬라비아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렀지만 전력 차이를 실감하며 1-5(원정)와 1-3(홈)으로 각각 져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는 북한의 전력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출전을 포기했다.


1970년 멕시코 대회 아시아-오세아니아 1차 예선에서 한국은 호주에 밀려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호주는 최종 예선에서 이스라엘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974년 서독 대회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한국은 호주와 0-0(원정), 2-2(홈)로 각각 비긴 뒤 홍콩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0-1로 져 아깝게 본선 행 티켓을 놓쳤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서울운동장에서의 홈경기가 아쉬웠다. 전반 15분 김재한, 전반 27분 고재욱의 연속 득점으로 2-0 리드를 잡으며 월드컵 본선에 바짝 다가서는 듯했지만 전반 29분 불제비치에게 추격 골, 후반 3분 라르츠에게 동점 골을 내줘 땅을 쳤다.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와 1982년 스페인 대회 지역 예선에서 한국은 본격화된 서아시아 강세에 밀리며 본선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티켓을 획득한 건 이란과 쿠웨이트였다. 하지만 호재도 있었다. 본선 출전국이 1982년 스페인 대회를 시작으로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어나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문이 넓어졌다. 한국은 1년 뒤인 1983년 아마추어 팀이 포함돼 어설프긴 했지만 프로리그인 슈퍼리그를 마련,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치열하고 험난했던 韓 축구 월드컵 도전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은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아시아 지역의 출전권은 두 장으로 늘어났다. 동과 서아시아로 조를 나눠 쿠웨이트 등의 껄끄러운 나라들과 경기를 치를 일도 없게 됐다. 한국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1, 2차 예선을 가볍게 통과한 동아시아의 영원한 맞수 한국과 일본은 각각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출전과 첫 출전을 놓고 1985년 10월 26일과 11월 3일 잇따라 맞붙었다. 경기 장소는 두 나라 스포츠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잠실 올림픽주경기장과 도쿄 국립경기장이었다.


1차전에서 한국은 전반 터진 정용환과 이태호의 연속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월드컵 본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어 벌어진 홈경기에서는 허정무가 후반 16분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최순호의 슈팅을 그대로 차 넣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이후 1990년 이탈리아 대회, 1994년 미국 대회, 1998년 프랑스 대회 본선에 연속 출전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2002년 한일 대회에서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승승장구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토고를 제물로 사상 첫 원정 대회 첫 승을 거뒀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 원정 대회 첫 1라운드 통과(16강) 기록을 세웠다. 1950년대 이후 한국의 축구 역사는 한 마디로 월드컵 도전사에 가까웠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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