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 등 5공 핵심인사들이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한 것을 두고 '사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군관계자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육사를 방문해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이 자리는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로 500만원 이상 기금 출연자 160명이 초청됐다.
초청된 사람은 전 전 대통령을 비롯해 부인 이순자 여사, 손녀를 비롯한 장세동 전 안기부장, 김진영 전 육참총장,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고명승 전 3군사령관 등 5공 핵심 인사이 포함됐다.
육사발전기금 홈페이지에는 1000~5000만원 미만 출연 동문으로 11기 출신인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시되어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94년 1월부터 1995년 1월까지 모두 1000만원의 기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법원에 총 금융자산이 예금 29만원 뿐이라고 신고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당시 임석상관인 육사 교장 옆자리에 서 있던 전 전 대통령은 생도들이 "우로 봐!"라는 구호를 외치자 손뼉만 쳤던 참석자들과 달리 생도들에게 경례로 화답했다. 이 대목을 놓고 '사열'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사열'(査閱)은 임석상관 자격으로 부대의 훈련 정도, 사기 등을 열병과 분열을 통해 살핀다는 군사 용어이다.
전 전 대통령이 생도들에게 경례로 화답한 이 장면은 한 종합편성채널 뉴스에 보도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 장면을 캡쳐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퍼 나르면서 비난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국민을 우롱하고 육사 생도를 모욕한 행위이다. 육사 교장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물러나야 한다", "세상이 거꾸로 요지경 속이다"라는 등 격하게 반응하고 있다.
육사 관계자는 "육사 생도들은 매주 금요일 공개적으로 자체 퍼레이드 행사를 한다"면서 "행사가 있던 당일엔 초청자 160명 뿐 아니라 6ㆍ25전쟁 영웅인 고(故) 심일 소령 기념상 수상자, 일반시민 등 400명이 같이 지켜봤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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