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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리더學]'외통수攻' 연개소문···'뒤통수打' 김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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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리더學]'외통수攻' 연개소문···'뒤통수打' 김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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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리더들에게는 시대를 막론하고 늘 라이벌이 존재한다. 닮은 듯, 대조적인 그들이 어떻게 경쟁하고, 승패가 엇갈렸는지 그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자. 이는 경쟁 사회인 오늘을 살아가는데 타산지석의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이벌 리더① 권력욕과 복수심으로 맞선 고구려와 신라의 두 영웅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가 삼국통일을 위해 서로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이던 시점, 중국에서는 200년간 분열돼 있던 대륙을 통일한 수나라, 그 뒤를 이은 당나라가 한반도에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이 격동기에 맞섰던 인물이 신라의 김춘추와 고구려의 연개소문이다.

연개소문, 신라의 친당 정책에 분노
당항성 점령 후 당태종 침략 물리쳐


◇김춘추와 연개소문=연개소문이 권력을 잡기 한 해 전인 641년, 백제에서는 의자왕이 왕위에 오른다. 야심만만한 의자왕은 신라의 서부 지역을 공격, 대야성 등 40여개의 성을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백제군은 대야성을 지키고 있던 김춘추의 사위 품석과 그의 아내 고타소의 목을 베 신라로 보낸다.


사위와 딸의 목을 보는 김춘추의 심정이 어땠을까? 당장 보복을 하고 싶었겠지만, 당시 신라 군사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때 김춘추는 고구려에 원군을 청하기로 한다. 신라와 고구려가 적대관계였던 점을 감안할 때 그것은 상당한 모험이었다.


연개소문은 김춘추에게 화친의 조건으로 신라가 빼앗은 고구려의 옛 땅을 돌려줄 것을 요구한다. 김춘추가 요구를 거절하자 연개소문은 그를 고구려 정세를 염탐하러 온 첩자라고 보장왕에게 거짓 보고하고, 별관에 가둔다.


첩자로 몰린 김춘추는 자칫 목숨을 잃을 판이었다. 김춘추는 보장왕에게 신임을 얻고 있는 선도혜라는 신하에게 뇌물을 준 뒤 '신라로 돌아가 선덕여왕에게 청해서 고구려의 요구를 들어 주겠다'는 거짓 약속을 하고 가까스로 신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 김춘추는 당나라로 건너간다. 그리고 뛰어난 외교 수완을 발휘해 당 태종을 설득, 당나라와 군사동맹을 맺는데 성공한다.


한편 연개소문은, 죽령 이북 땅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간 김춘추가 친당 정책을 펴자 크게 분노해서, 백제와 연합해 당항성을 점령한다. 당항성은 신라가 뱃길로 당나라를 오갈 수 있는 중요 통로로, 당 태종은 고구려에 사신을 보내 신라와 화친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연개소문은 당나라 사신을 옥에 가두는 강경책을 썼고, 고구려를 정벌할 구실을 찾던 당태종은 몸소 17만 대군을 거느리고 고구려를 침공한다. 하지만 연개소문의 고구려 군은 계속된 당나라군의 침공을 모두 격퇴했다.


당나라와 고구려 사이의 전쟁은 어떤 의미에서 김춘추와 연개소문 간 대결의 대리전 성격이 없지 않다. 두 사람은 한반도에서 패권을 겨누던 라이벌이었지만, 직접 군사를 거느리고 맞붙어 대결한 일은 없다.


대신 김춘추는 뛰어난 외교력을 발휘해서 강대국 당나라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였고, 당나라는 김춘추의 신라를 대신해서 연개소문의 고구려를 징벌하려 했다. 바꿔 말하면 김춘추와 연개소문의 대결은 김춘추의 외교력과 연개소문의 군사력의 싸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당 태종의 한반도 지배에 대한 야심이 맞물려 있었다.


고구려 힘 빌리는데 실패한 김춘추
외교력 발휘 당나라와 군사동맹 맺어


◇절반씩의 승자=김춘추와 연개소문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엇갈린다. 김춘추는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지만, 당나라에 대한 사대 외교와 우리나라의 영토를 한반도 안으로 축소시켰다는 점에서는 비판 받고 있다.


연개소문도 마찬가지다. 신채호는 '조선상고사'에서 연개소문을 "조선역사 4000년 이래 최고의 영웅"이라고 높이 평가했지만, 김부식의 '삼국사기'에는 "임금을 죽이고 권력을 장악한 무자비하고, 포악한 인물"로 묘사돼 있다.


두 사람의 생애를 이끌어갔던 핵심 동력은 무엇일까. 김춘추에게는 그것이 '복수심'이라 할 수 있다. "기둥에 기대어 서서 종일토록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사람이나 물건이 그 앞을 지나가도 알지 못했다." 삼국사기에는 그가 대야성 함락으로 사위와 딸을 잃었을 때의 정황을 이렇게 묘사한다. 그는 백제에 대한 강렬한 복수심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고구려를 찾아가 원조를 구했고, 그것이 좌절되자 당나라로 건너 가 온갖 굴욕적인 사대 외교를 서슴지 않으며 군사동맹을 맺어 마침내 백제를 멸망시켰다.


연개소문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당나라와의 치열한 투쟁도 따지고 보면, 자기에게 온갖 수모를 안겨주었던 반대파를 억누르고 독재 권력을 다지기 위한 측면이 없지 않다. 독재자들이 절대 권력을 지탱하기 위해 대외 강경책을 쓰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상투적으로 쓰는 수법이다.


강렬한 동기는 이처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한 사람의 생애를 관통하는 중요한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김춘추가 백제를 멸망시킨 다음 해에 세상을 떴다는 것도 상징적이다. 왕위를 계승한 김춘추는 재위 7년째인 660년 3월 나당 연합군을 결성해서 백제를 멸망시켰다. 백제에 대한 복수를 끝낸 그가 삶을 지탱해 왔던 핵심적인 추동력을 상실한 것인지도 모른다. 김춘추는 연개소문보다 10년쯤 젊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4년이나 먼저 세상을 떴다.


연개소문이 강력한 독재 권력을 휘두르며 지켜냈던 고구려는 그 후 어떻게 됐을까. 그가 죽자 자식들 사이에 권력 다툼이 벌어졌고, 내분으로 고구려는 결국 멸망하고 말았다.


김춘추와 연개소문은 당대의 영웅이오, 강력한 라이벌이었지만 어느 쪽도 상대방에게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못한 채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굳이 승패를 따진다면 절반씩의 승자다.


라이벌 관계인 두 리더가 치열하게 경쟁하되, 경우에 따라 협력했다면 함께 더 큰 발전을 이룩할 수도 있다. 그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했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는 크게 달라졌으리라.




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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