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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증거금’으로 ‘선물 대박’ 꿈꿨던 투자자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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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등 불법금융투자업체 점검, 82개사 적발
3월 이후 증가세···‘사이버금융거래감시반’ 신설 상시 점검 체제 가동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 서울시 문정동에 거주하는 A씨는 평소 증권회사를 통해 선물거래를 하던 중 고액의 증거금 없이도 선물거래가 가능하다는 ‘선물계좌 대여’ 업체인 B사의 인터넷 홈페이지 안내문을 접하게 됐다.

B사 관계자와 상담 후 A씨는 B사 명의 계좌로 100만원을 입금하고 이 업체가 제공하는 유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2000만원 범위에서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후 B사 홈페이지가 폐쇄됐고, 업체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미 잠적한 뒤여서 A씨는 투자금 전액을 날렸다.

‘대박’을 꿈꾸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악용한 불법금융투자업체들이 금융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출을 통한 불법사금융 피해의 경우 생계 문제로 인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 대부분인 것과 달리 불법금융투자업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주식과 선물 거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차이가 있다. 이러다 보니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금융감독원은 정부의 불법 사금융 척결 대책에 맞춰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와 공동으로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11일까지 선물대여계좌·미니선물계좌 등 불법금융투자업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82개의 불법 업체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이첩 등 조치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이후 이번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점검을 실시했는데, 연말 연초 불법업체수가 급감하는 듯 했으나 3월 이후 다시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적발 업체중 63개사는 금융위원회 인가 없이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매매·중개업 영위를, 19개사는 금융위 등록 없이 투자자문·일임업을 영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불법으로 개설한 사이트에서 투자행위를 하기 때문에 정확한 피해금액과 규모를 추정하기가 어렵다. 금감원은 제보한 피해자들의 피해금액 규모만 놓고 볼 때 최대 수천만원에 달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거래소, 금투협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점검의 실효성을 높여나가고, 금감원 내에 ‘사이버금융거래감시반’을 신설해 상시 점검체제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주요 인터넷 포탈업체와 협의해 카페, 블로그 등에서 발견되는 불법업체의 소개, 투자권유 정보를 차단 조치하도록 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금감원 점검 결과 불법업체들의 수법은 갈수록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물계좌 대여의 경우 불법업체는 개인당 1500만원 이상을 증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 투자자들의 심리를 이용했다. 불법업체들은 증권사 계좌를 개설해 코스피200지수 선물 등 투자를 위한 증거금(1500만원 이상)을 납입한 뒤 해당 계좌를 통해 자체 HTS로 접수받은 투자자 매매주문을 실행시키며 수수료를 받았다. 이는 증거금 대여와 선물거래 중개가 결합된 형태로, 투자자는 1계약 당 약 50만원의 소액 증거금만 납입하면 선물거래를 할 수 있다.


특히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이들 업체는 상호중에 ‘선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금융위로부터 인가받은 업체로 가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금을 끌어모은 불법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폐쇄하거나 수익금을 전달하지 않는 등의 방법을 통해 피해를 입힌 뒤 잠적했다.


선물매매를 축소시켜 놓았다는 의미에서 사용하는 ‘미니선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미니선물업체들은 거래소 시세정보를 무단 이용해 자체 HTS를 통해 코스피200지수 선물 등에 대한 가상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투자자 매매손익은 불법업체가 직접 정산했다.


실거래를 수반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최소 증거금을 1만~3만원의 소액으로 운영하거나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유로선물 등으로 영업 상품을 다양화하며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서울시 역삼동에 거주하는 C씨는 미니선물 거래로 5000만원대의 이익실현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지인의 소개로 D사와 접하게 된 C씨는 D사 명의 계좌로 500만원을 입금하고 이 업체가 제공하는 유사 HTS를 이용해 1억원 범위에서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거래 시작후 C씨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고객의 이익이 자사의 손실로 귀속되는 구조상 손실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한 D사는 서버를 다운시켜 거래를 중단시켜 버렸다.


금융위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 및 일임 업무를 영위한 불법업체도 여전히 존재했다. 이들은 채팅창, 전화, 문자 메시지 등 개별적인 접촉수단을 통해 회원의 투자상담에 응하는 방식으로 일대일 투자자문을 했으며, 특히 2개 업체는 회원으로부터 금전을 입금받아 주식투자 등으로 직접 운용하는 투자일임업을 영위했다.


금감원은 불법금융투자업체의 위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코스피200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는 인가를 받은 증권사 및 선물사만 가능하다. 금감원 홈페이지에 개설된 ‘제도권금융회사조회’ 코너에서 검색이 안되는 업체는 모두 불법업체이며, 사이버상에서 소액(50만원 이하)으로 선물투자를 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업체 또한 불법업체라는 것이다.


또한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떠나서 수익을 목표로 하면 된다”, “선물대여업체의 선정 기준은 HTS가 안정적인 업체인지, 회원 수는 많은지, 입출금이 빠른지, 오버나잇이 가능한 업체인지, 증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는지 등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등의 광고나 안내문에 현혹돼 투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상당수의 불법업체들은 주소, 사업자 등록번호 등을 허위로 기재하고 회사명을 수시로 바꿔 영업을 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해 배상을 받아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금감원측은 설명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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