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기준.. 노원 1만원 vs 강남역 4000원 vs 명동 500원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유동인구가 많다고 상가 매출액이 많지 않다는 통설이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명동의 유동인구 1인당 월 매출액은 최대 500원이지만, 강남역은 4000원, 노원·천호 등지는 1만원에 이르렀다.
이 같은 사실은 상가정보업체 에프알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유동인구와 평균매출을 조사,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통상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는 임대료와 권리금이 높다. 매출을 높일 수 있어서다. 그러나 실제 명동과 강남역, 노원·천호동 등 상가를 조사한 결과는 유동인구와 매출액간 비례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
조사에 따르면 1명의 유동인구가 발생시키는 월 매출액은 명동의 경우 1명당 300~500원, 강남역 인근 상권은 1명당 3500~4000원, 노원·신림·천호 지역은 1명당 6600~1만원이다. 유동인구는 추산치와 계수조사, 매출액은 상가 점주 인터뷰와 프랜차이즈 발표치 등을 토대로 계산했다.
일일 유동인구가 100만~200만명(추산치) 수준인 명동의 경우 2번가의 3.3㎡당 임대료(1층 기준)는 250만~400만원이다. 30평 규모의 매장이라면 7000만~1억2000만원에 이른다는 것인데 주요 패션 브랜드 본사에서 발표하는 이곳 매장의 월간 매출 규모는 3억~5억원 수준(30평 매장 기준)이다. 이를 매장 앞 일일 유동인구를 100만으로 잡아서 계산했을 때 1명의 유동인구가 발생시키는 월 매출액은 300원~500원이다.
강남역의 유동인구는 지난달 25일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강남역 사거리 8개의 출구에서 조사한 결과 총 98만7307명이다. 개별 매장의 임대료 수준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10번과 11번 출구는 각각 20만명, 19만명이다. 신분당선 개통 호재로 상가 시세가 상승하고 있는 4번과 5번 출구는 각각 11만명, 1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월 7억~8억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강남역 10번출구 앞 패션매장들을 대상으로 분석하면 유동인구 1명이 매출에 미치는 발생금액은 월 3500~4000원 정도로 오히려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보다 높다. 월 2억~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노원·신림·천호 등의 입지별 유동인구를 3만명으로 잡았을 때 1인당 매출발생금액은 6600~1만원이다.
유동인구 대비 매출액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고 오히려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단순한 산술로 강남역 유동인구의 매출효과가 명동에 비해 높거나 상권의 위력, 소비성향에서 앞선다고 판단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도심 외곽의 음식점에서도 월 3억~5억원의 매출이 나는 매장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명동이나 강남역은 국내에서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을 넘거나 육박하는 유이한 상권들로 브랜드 노출효과, 안테나숍으로서의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입점 경쟁이 치열하고 임대료가 상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명동과 강남역 일대는 수많은 임차인이 끊임없이 점포를 구하고 그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하는 특수한 상권이라는 점에서 기타의 지역 역세상권들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 안테나숍 패션 동향파악을 목적으로 메이커나 도매업이 직영하는 소매점
박미주 기자 beyon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