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중곡동 소재 중곡종합건강센터 방문간호사 4명 1인당 600가구 돌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방문 간호사가 천사나 다름없어요”
소위 의료취약계층으로 불리는 이웃을 내 몸같이 돌보는 350여 날개 없는 하얀 천사들이 나타났다.
천사들은 바로 광진구 ‘방문 간호사’다.
이들은 외로움에 자기 몸 돌볼 겨를 없이 살아가는 독거노인, 사고로 다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정신적·경제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한부모 가정 등 주변에 심신이 병들고 나약해진 사람들을 찾아 돌보는 것이 직업이지만 사랑을 실천하는 봉사자이기도 하다.
방문간호사는 자치구 보건소마다 10~18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나 경로당, 지역아동센터 등을 다니며 환자들을 돌본다.
이 중 올 3월 개소한 광진구 중곡동 소재 중곡종합건강센터 방문간호사팀 활약이 두드러진다.
특히 중곡동은 광진구 내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주민들과 구청 내 위치한 보건소와 접근성도 떨어져 다른 곳에 비해 의료취약계층이 많은 곳이다.
중곡동 지역에 방문간호사는 총 4명으로 이들이 돌봐야할 가정은 1인 당 600가구다.
중곡 1~4동을 한 명이 한 개 동을 맡아 1인 당 하루 평균 8~10가구씩 매월 1~2회 방문해 건강을 체크하고 스스로 건강관리 하도록 교육하며 건강에 이상이 있으면 집중관리 해준다.
이들이 방문하는 가정은 몸이 아픈 것은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우울증에 걸린 부모나 따돌림과 ADHD(주의력결핍행동장애)자녀가 있는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온종일 누워있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독거노인에게는 찾아오는 것 자체가 희망이다.
대부분 정리되지 않은 집안 살림과 진드기 바퀴벌레 파리 등 위생상태도 엉망이고 살림이 제대로 없어 빨래가 잔뜩 밀려있는 것은 애사다.
따뜻한 손길을 연계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방문간호사 부탁에 새마을 부녀회원은 집안 정리와 청소를 돕고 봉사단체 ‘녹색빨래방’은 빨래를 맡았다.
보건소 전염병관리팀은 해충박멸과 소독을 해주고 정신적 치유가 필요한 분은 정신보건센터에 문의했다.
해당 동주민센터에도 도움을 요청해 장판교체나 도배, 재활용 수납장 등 살림도 챙겨주기로 약속 받았다.
종합병원 간호사 출신 광진구 중곡보건지소 김혜정(44)씨는 “간호사 본연의 업무도 충실히 하고 있지만 저도 가족이 있기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식사, 청소, 빨래나 말동무가 되어 드리고 있다”며 “가족 같은 마음으로 진심으로 대하다보면 내 마음도 흐뭇하고, 달라진 환자나 가족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방문간호사는 간호사 외에 독거노인들에게 말벗이 되어주며 딸, 며느리 노릇까지 하고, 청소 빨래 등 집안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면서 "여기에 병원이나 복지시설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알아봐 연계해주는 '수호천사'”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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