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민주통합당은 3일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1일 발언을 두고 역공을 펼쳤다. 박 전 위원장은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종북주사파 논란을빚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와 제명을 요구했고 민주당에도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박 전 위원장의 2002년 방북 행보와 5.16쿠데타에 대한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의심스런 사상과 국가관에 대해 답하거나 사퇴하라"고 말했다.박 대변인은 "2002년 방북 당시 했었던 행적에 대해 뭔가 깔끔하지 못한 해명을 하고 있다"면서 "왜 만경대에 갔고 왜 주체사상탑에 방문하였는지에 대해 답해야 한다. 그리고 쿠데타를 찬양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박 대변인은 "박 전 위원장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5년 10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는 데 결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며 '만경대 정신까지 안고 갈 수 없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그 문제의 김일성 주석 생가가 있는 만경대에 2002년 방북 당시 왜 갔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2006년 기자회견을 통해 주체사상탑을 여의도의 63빌딩과 같은 곳이라고 하는 등 국민을 바보로 아는 거짓 대답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박 전 위원장의 과거 방북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시 한 언론에 전한 방북기에서 "남북한 여성이 우리나라를 살기 좋은 행복한 나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면서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 가운데 약 20%인 138명이 여성이라고 했다. 우리보다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한 듯 보였다. 북한노래인 '휘파람'이 한국에서 유행이라고 했더니 북한 여성 몇 명이 이 노래를 열창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김일성 주석 생가와 주체사상탑에 다녀온 정치인이 국가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의원이 생각이 아니겠는가"라며 "새누리당은 이제 이러한 박근혜 의원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새누리당 의원들의 입장을 묻는다.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임태희씨 등 대선후보들에게도 이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묻는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5.16 군사 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했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박근혜 의원이 국민의 불안에 직접 답하라. 아니면 지금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사상적으로 의심스럽고 국가관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은 국회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말한 본인과 새누리당의 주장에 따라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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