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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현대證 사장, 알고보니 '비유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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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현대證 사장, 알고보니 '비유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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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지금 증권업계는 폭포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배와 같습니다",
"폭스바겐 도색 전 차체에 쓰여있는 3000명의 검사 싸인이 불량품을 줄입니다",
"스위스 용병의 충성심과 신념처럼 고객과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합니다"

김신 현대증권 사장(사진)이 잘 준비된 몸짓과 언변으로 사실상 첫 공개 행사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가 외부에 밝힌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했지만, 참신한 비유로 잘 포장해 청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김신 현대증권 사장이 지난 1일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현대증권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어마이크를 끼고 무대에 올랐다. 복장은 넥타이를 착용한 깔끔한 정장이었지만, 무대에는 원고를 둘 수 있는 탁자도 없었고 두 손도 빈 채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김신 사장의 뒷편 화면에 나이아가라 폭포의 끝을 향해 가고 있는 커다란 배 한 척이 나타났다. 그는 "우리 증권 업계가 수수료 경쟁, 외국인이 주도하는 변동성 큰 장세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증권사 모두가 저 배를 타고 폭포 끝 낭떠러지로 돌진 하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청중 쪽으로 시선을 향한 채, 김 사장은 "저 배를 돌려야 살 수 있다"라며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갈 때의 두려움, 선체를 돌리기 위한 희생과 노력, 포기해야 하는 단기성과 때문에 방향을 못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의 현 상황이 화면에 나타난 '폭포와 배' 그리고 그의 비유로 명확히 다가왔다.


김신 사장은 청중들의 몰입을 이어가기 위해 곧바로 다음 메시지를 제시했다. 김 사장은 현재 상황을 타결하기 위한 화두로 '품질경영'을 발표했다. 이 때도 그의 비유가 빛을 발했다.


그는 "폭스바겐이 일본과 중국에서 외산차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인가"라고 청중들을 향해 질문했다. 김 사장의 뒤편 화면에 도색을 하기 전에 수많은 싸인이 적힌 폭스바겐 차체가 나타났다. 그는 "품질을 확인했다는 3000명 직원들의 싸인"이라며 "이들이 있기에 불량품율이 적고, 이것이 높은 시장 점유율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신 현대證 사장, 알고보니 '비유의 달인'


세 번째로는 그가 든 비유는 '스위스 용병'이었다. 김 사장은 "품질경영을 위해서는 제품 품질에 대한 신뢰를 고객에게 주어야 하는데 이 '신뢰'를 맺기가 어렵다"며 로마교황청을 지키는 스위스 용병에 관한 역사를 풀어냈다.


김 사장은 "1527년 로마교황청을 지키던 180여명의 스위스용병이 2만명이 넘는 신성로마제국의 군대를 맞아 교황이 피신할 때까지 끝까지 남아 싸우다 전사했다"며 "스위스 용병들의 고용주에 대한 충성심과 목숨을 건 신념이 '신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증권업계→문제 해결을 위한 목표→목표달성으로 가는 방법'이 세 가지 비유를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김 사장은 구체적인 대안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하며 이날 20여분간의 프리젠테이션을 마쳤다. 그는 "IB업무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캐피탈 마켓 부문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해, 고객에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공한 상품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지는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우리가 투자하지 못할 상품을 단기 성과에 치중해 고객에게 추천하거나, 원칙에 위배 되는 행동을 철저히 막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프리젠테이션의 끝맺음을 '오페라하우스'에 비유했다. 1956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설계 대회에서 스케치 하나가 출품돼 당선됐고, 1959년부터 1973년 개관될 때까지 긴시간에 걸쳐 작품이 완성됐다. 김 사장은 "2007년 오페라하우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며 "최고 품질을 갖춘 증권사로 거듭해 나가겠다는 노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CEO로 서 꿈이 있다"며 "고객가치 극대화, 주주가치 극대화,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주주와 임직원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게 이제 다시 시작하자"고 덧붙였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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