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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워드와 오웬스, 은퇴 이후 행보 왜 엇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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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풋볼리그(NFL)에선 두 가지 소식이 눈길을 끈다. 선수 은퇴를 선언한 하인스 워드(36)와 테럴 오웬스(38)에 관련된 뉴스다. 둘은 부상 위험이 높은 NFL에서 10시즌 이상 뛰며 총 1만 야드 이상을 전진했다. 와이드리시버 기록상 충분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 하지만 워드와 오웬스는 서로 상반된 소식을 들고 팬들을 찾아 분명한 대조를 이뤘다.


워드는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한국계 혼혈 선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당초 그는 구단으로부터 방출 소식을 접한 뒤 타 팀 이적을 고민했다. 하지만 영원한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되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고 이내 14년간의 NFL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그렇게 감동과 아쉬움을 남긴 워드가 방송에서 활동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NBC 방송사에서 NFL 라이브 중계를 앞두고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을 맡았다. 방송사로부터의 제의는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슈퍼볼 방송에서 애널리스트로서 뛰어난 말솜씨를 선보인 까닭이다. 선수 시절 헬멧 사이로 드러낸 해맑은 미소도 여기에 힘을 보탰을 것이다.

사실 방송사에서 경기 해설이 아닌 스튜디오 진행을 맡는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고 해도 좋은 이미지와 깔끔한 말솜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캐스팅되기 어렵다. 워드는 이 같은 스펙을 골고루 지닌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서 방송사의 고민을 덜어내기 충분했다. 그간 남긴 이력은 화려하다. 두 차례 슈퍼볼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그는 올스타에도 네 차례나 뽑혔다. 경기에서 다소 거칠다는 상대 선수들의 평가에도 늘 혼신을 다하는 플레이와 밝은 표정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 방송사 정식 입문을 도운 결정적인 계기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인지도도 빼놓을 수 없다. 워드는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같은 혼혈 아동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 좋은 평판을 얻었다. ABC 방송사의 ‘스타와 함께 춤을’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승도 차지했다. 그렇게 그는 자연스럽게 미국인들 사이 어느 분야에서든 최선을 다 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오웬스의 입지는 조금 다르다. 무릎 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워드를 뛰어넘는 기록을 세운 NFL 역대 최고의 와이드리시버 가운데 하나다. 최근 오웬스는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활동하던 실내 풋볼리그 팀 앨런 랭글러스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이로써 100살까지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타고난 운동신경을 가졌던 오웬스는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오웬스는 NFL에서 뛴 15시즌 동안 1078패스(역대 6위/워드 1000패스)를 받아 1만5934야드(역대 2위/워드 1만2083야드)를 전진했고 153개의 터치다운(역대 2위/워드 85개) 패스를 잡아낸 스타였다. 워드보다 2년 빠른 1996년에 데뷔해 2010시즌까지 뛰면서 입이 떡 벌어지는 플레이를 숱하게 남겼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잡음을 일으켜 구단은 물론 팬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 그리고 그 추악한 이미지 탓에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실 오웬스는 비난을 받을 만 했다. 상대방 선수에게 침을 뱉는 건 물론 같은 팀 동료를 비난하고 다툼을 일삼았다. 터치다운을 성공시킨 뒤 도를 넘어선 세리머니로 상대방과 팬들을 자극했다. 이 때문에 오웬스는 15시즌 동안 팀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섯 차례나 옮겼다. 그리고 결국 어느 팀으로부터도 계약서를 건네받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기 중에는 최고였지만 플레이만 멈추면 최악이 되어버리는 양면성으로 은퇴식마저 치르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워드나 오웬스와 같이 빼어난 성적을 남기고도 인격 문제로 명암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제멋대로인 곳이라지만 자기 관리에 소홀하면 말년에 푸대접받기 일쑤다. 일례로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81홈런을 때리며 강타자로 활동했던 알버트 벨(46)은 난폭한 성격 탓에 말년이 좋지 않았다. 오웬스와 비슷한 경우다. 최근 콜로라도 로키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최고령 현역 투수 제이미 모이어(49)는 25년 동안 8개 팀을 옮겨 다니면서도 단 한 번 잡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늘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세로 워드처럼 팬들로부터 존경받는다. 스포츠에서도 인격은 중요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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