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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메이저리그 역사 다시 쓰나?…유턴 바람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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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메이저리그 역사 다시 쓰나?…유턴 바람 솔솔 김병현(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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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기회가 되면 (메이저리그에) 보내준다고 했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우선은 넥센에서 잘해야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 지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지난 1월 20일 넥센 히어로즈 입단 기자회견에서 밝힌 김병현의 입장이다. 그는 1999년 계약금 225만 달러를 받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 2007년까지 9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남긴 이력은 상당하다. 통산 394경기에서 54승 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2001년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끄는 등 우승반지도 2개나 획득했다. 하지만 2007년 콜로라도 로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플로리다 말린스 등 세 차례 둥지를 옮겼고 우여곡절 끝에 이듬해 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빅리그에 대한 미련은 얼마나 남아있을까. 미국 독립리그 오렌지카운티 플라이어스에서 뛴 2010년 6월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다시 서는 게 꿈은 아니다. 솔직히 빅리그 마운드도 별 거 없다”라고 말했다.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이던 지난해 8월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김병현은 “전반기까지 1군에서 뛰어보고 좋아지면 미국으로 건너가려 했다”며 “아직 난 미국에서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제대로 점을 찍어야 새로운 도전도 해보는 게 아닌가. 메이저리그 선수였던 김병현이 이렇게 유야무야 미국 무대에서 사라지는 게 싫다”라고 밝혔다. 한 번 더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는 셈이다.

김병현은 현재 넥센의 선발투수로 프로야구 마운드에 오른다. 31일까지 3경기(11.2이닝)에서 남긴 성적은 11피안타 5볼넷 3사구 12탈삼진 평균자책점 3.86이다. 구위는 점점 좋아지는 추세다. 김병현이 선발로 나선 지난 25일 목동 한화전 뒤 김시진 감독은 “(1실점을 내준) 1회 빼고는 다 괜찮았다. 생각만큼 많은 공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6회까지 잘 막아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려되는 건 투구 뒤의 회복속도뿐”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김병현은 82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국내 데뷔 이후 가장 무난한 피칭을 선보였다. 하지만 경기 뒤 김병현의 얼굴은 흡족과 거리가 멀었다.


“몸이 좋지 않았다. 직구의 완급 조절, 체인지업, 볼 끝 등은 좋았지만 어깨, 팔꿈치의 근육이 풀리지 않아 투구 때마다 의식이 됐다. 왼손으로 던지고 싶을 정도였다.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아직 몸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


김병현, 메이저리그 역사 다시 쓰나?…유턴 바람 솔솔 김병현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사실 김병현의 컨디션 회복은 빠르다고 해도 무방하다. 올해 나이는 33살이다. 더구나 그는 최근 2~3년 동안 정상적인 선수생활을 하지 못했다.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가 입단 환영식에서 “올 시즌은 모습만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힌 주된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4개월 만에 긴 공백을 메운 건 무척 놀라운 일”이라며 “한국 야구의 현 주소를 보여준 투구였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목동구장에서 직접 김병현의 피칭을 관찰한 폴 위버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는 “BK(김병현)다웠다”라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그는 “와일드한 투구였다. 시종일관 승부사의 기질을 보여줬다”며 “특히 직구의 완급 조절을 통해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1회 위기를 차분하게 넘기는 모습도 잊을 수 없다.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생긴 노련함이 돋보였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를 함께 지켜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스카우트도 비슷한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놀라운 사실을 공개했다. 바로 김병현 영입 추진이다.


“이대로만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직구의 볼 끝은 이미 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제구가 다소 불안정하지만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날카로운 제구보다 정면승부를 즐기는 투수에 더 가까웠다. 류현진(한화), 윤석민(KIA)보다 더 매력적이다. 많은 구단들이 영입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다.”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국내무대를 누비는 선수로는 김병현 외에도 박찬호(한화), 김선우(두산), 서재응, 최희섭(이상 KIA), 봉중근(LG)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메이저리그로 유턴하거나 이를 시도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김병현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을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있다. 이장석 대표는 김병현을 가리켜 “여섯 번째 아주 중요한 퍼즐”이라고 했다. 그 게임은 이제 막 첫 발을 뗐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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